새로운 환경 새로운 경험

by wecrun

“저기 학생! 내가 지금 오남저수지를 가려는데…… 지갑을 잃어버려서…… 좀 도와줄 수 있나? 내가 집에 가면 바로 보내줄게 전화번호 좀 줘요”
“아…… 그러시군요…… 잠시만요”

그렇게 나는 추위에 덜덜 떨고 있는 할아버지의 사정을 한참 들어준 뒤 지갑에 있는 5천 원을 꺼내드렸다. 좋은 일 했다고 뿌듯했었는데, 한참 뒤에서야 내가 가장 전형적이고 흔한 방법으로 사기를 당했다는 사실을 알았다.

나는 선교사인 부모님 덕에 한 살 때부터 P국에서 자랐다. 어렸을 때부터 한국에서 사는 친구들과는 다른 많은 것들을 경험했다. 테러, 폭탄, 지진 등이 가득한 그런 나라에서 산전수전을 다 겪었고, 심지어 7살 때는 권총 강도도 만났었다. 그래서 나는 웬만하면 어디서든 잘 적응할 자신이 있었다. 이렇게 확신에 가득 찬 내가 한국에 와서 생애 처음으로 P국에서도 안 당해본 “삥”을 뜯겼다. 아주 오랜만에 예상 밖의 신선한 상황을 겪어본 나는 정말 충격을 받았다.

한국에서 매일매일 새로운 경험들을 통해서 하나하나 배우며 한국생활에 조금씩 적응해가고 있다. 앞으로도 여러 가지 시행착오들이 계속 되겠지만, 더 나은 내일을 기대하며 하루하루를 즐겁게 살아가며 주어진 내 삶에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

나를 포함한 모든 엠케이들이 계속해서 바뀌는 상황들로 인해 지치지 않고, 모든 순간을 소중히 여김으로써 우리가 얼마나 단단한 사람이 될 수 있는지 깨달았으면 좋겠다.

글 양윤아
(룩, 아이리스 선교사의 자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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