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적 전쟁 사망의 그늘

by wecrun

태국 공포 영화 ‘랑종’이 한국에서 상영된 바 있다. 태국어 랑종은 우리말로 ‘무당’쯤 되겠다. 귀신과 사람의 중간 매개자 역할을 하는 게 랑종이다. 랑종이 촬영된 지역은 태국 동북부의 이산지역이다. 이 지역은 과거 라오스 땅이었기 때문에 그곳에서 볼 수 있는 정령 숭배를 비롯한 대부분의 모든 종교 행위는 라오스에서도 거의 동일하게 행해진다. 라오스는 불교가 주요 종교이지만, 불교 이전부터 있었던 여러 가지 샤머니즘과 무속 행위들이 불교와 뒤섞인 혼합 불교의 모습을 보인다.

라오스에는 바씨와 쑥쿠완이라는 의식이 있는데, 이것들은 방황하는 영혼들을 소환하는 의식이다. 라오스인들은 방문객들을 환영하기 위해, 혹은 결혼, 출산, 귀향, 연례 축제뿐만 아니라 새롭게 사무실을 얻거나 새로운 직원을 뽑았을 때도 이 의식을 행한다. 이 의식의 하이라이트는 사람들의 손목에 흰색 끈이나 줄을 묶는 것이다. 끈을 묶으면서 영혼이 달아나지 못하게 하려는 것이다. 때로는 마을 전체를 흰색 줄로 묶는 것을 보기도 하는데, 이것은 특별히 그 해에 많은 사람들이 병과 사고로 죽는 일이 생겼을 때 마을 전체를 묶는 것이다. 좀 이상하게 들리지만, 더 이상 영혼이 떠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몇 년 전 한 선교사로부터 전화를 받은 적이 있다. 우리가 일하고 있는 센터 옆 마을에 죽음을 앞두고 있는 현지인이 있는데, 그 가족 모두가 예수님께로 돌아올 수 있는 중요한 계기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자세한 상황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그 집의 가장인 아버지는 지방에서 수년째 장사를 해오고 있었는데, 장사가 워낙 잘 되다 보니 주위 상인들의 시기와 질투를 사게 되었고,급기야 그 주변 상인들 몇몇이 저주를 거는 의식을 했다는 것이다. 그 의식은 지푸라기로 사람의 형상을 닮은 인형을 만들고 매일 저녁 칼로 그 지푸라기 인형을 찍으면서 저주를 퍼붓는 것이었다. 그 즈음에 그 아버지는 아프기 시작했고, 급격히 건강히 악화되면서 자리에 눕고 말았다. 무당을 찾아가서 하라는 것을 거의 다 해봤고, 병원과 여러 가지 민간요법을 전전하면서 거의 모든 재산을 다 탕진했지만, 아버지의 상태는 갈수록 악화되었다고 한다.

전화를 끊고 그 가정을 찾아갔다. 거실 바닥에 누워 겨우 호흡을 유지하고 있는 중년 남성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눈에는 이미 초점이 없었고, 뼈만 앙상하게 남은 그 가장의 모습은 내가 상상 했던 것보다 훨씬 더 상태가 안 좋아 보였다. 기대와 의심이 뒤섞인 채로 내 얼굴을 바라보는 가족들 앞에서 무슨 기도를 어떻게 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렇게 그 가정의 아버지는 자리에 누운 지 팔 개월 만에 세상을 떠났다. 그 가족들은 어떻게 되었을까? 하나님께서 하시는 일은 우리의 예상과 달랐다. 감사하게도 그 아버지의 투병과 죽음을 계기로 가족 모두가 예수님을 믿고 하나님의 자녀가 되었다. 그 가족들은 그날부터 그 집을 예배 처소로 드리기로 결심하고 매주 목요일 저녁에 현지 교회의 사역자를 모시고 예배를 드리고 있다. 이 얼마나 놀라운 하나님의 역사인가!

이 땅에서는 정령 숭배의 여러 의식들이 많이 행해지고 있다. 주술의 저주가 누군가에게 실제로 영향을 주는 일들이 눈앞에 펼쳐지는 것을 경험 한다. 사단은 이 땅에서 사망의 그늘로 덮고 하나님 아닌 것에 사람들이 주목하도록 하며 두려움을 주고 결국 자기를 섬길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것은 나와 우리 사역자들이 맞닥뜨리고 있는 영적 현실이다. 우리는 매일 이 보이지 않는 영적 싸움 가운데서 하나님만이 유일하게 우리의 예배를 받으실 분임을 선포하며 어두운 그 땅에 빛 되신 예수 그리스도를 비추는 주의 군사로서 우리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 

글 장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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