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민이 아닌 시리안으로
: 자유를 향한 귀환의 걸음

by wecrun

2024년 12월 8일, 아사드 가문의 54년 철권통치가 갑자기 무너졌다. 시리아 반군 연합 세력이 친정부 세력을 집중적으로 공격하여 수도 다마스쿠스를 점령했다. 무려 13년 9개월의 지리한 내전이 드디어 막을 내린 것이다. 시리아 과도 임시 정부를 맡은 아흐메드 알샤라는 그동안 정부 세력에 맞서 싸운 반군 단체들을 모두 해체하고 시리아 땅에 평화 사회를 구축하며 경제 개발에 집중하는 통합국가를 재건하겠다고 굳게 선언했다.

물론 13년 9개월의 내전 종식과 함께 바로 평화와 번영이 도래하긴 어려울 것이다. 해결해야 할 여러 가지 당면 과제들이 산재해 있다. 그중 가장 시급한 것은, 붕괴된 주택과 교통, 전기, 식료품 공급, 보건 등의 국가 기반 시스템의 복구와 경제 회복이다. 알샤라는 군복 대신 양복을 착장하며 외교 활동을 하고 있지만, 지금까지 극단주의 반군에 속했던 그가 과연 본질적으로 바뀌었는지 판단하긴 어렵다. 부디 새로운 정부의 위정자들이 백성을 위한 정책과 법을 세워가길 기도한다.

또한 출범하는 새 정부가 다양한 반군 그룹들을 어떻게 통합시킬지와 난민으로 유리했던 백성들을 어떻게 품고 나갈지 지켜보게 된다. 알샤라는 기독교와 소수 종파에 대한 보복을 금지하고 사회적 통합을 이루겠다고 했다. 하지만 그의 이력을 고려할 때 근본주의 수니파 이슬람 국가로 만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반세기 동안 아사드 가문에 눌렸던 아픔과 내전으로 켜켜이 쌓인 시리안들의 분노가 지배 세력에 대한 보복으로 이어지지 않아야 한다. 부디 시리안의 상처와 고통, 트라우마가 속히 치유되고 회복되길 기도한다. 새 정부가 당면한 과제들을 지혜롭게 해결하며 국제사회의 규범을 따라 건강하고 강건하게 세워지길 소원한다.

내전 종식 후, 중동 지역에 주둔한 시리안들이 척박한 난민 생활을 청산하고 본국으로 돌아가고 있다. 13년이 넘은 타지 생활로 지친 이들에게, 난민이 아닌 시리안으로 귀환하는 걸음은 희망을 향한 걸음이다. 내전으로 건물은 무너지고 전기공급도 원활하지 않은 상황이지만 평화와 자유를 갈망하는 이들의 발걸음에는 벅찬 마음이 가득하다. 반면, 새 정부 상황을 지켜본 후 본국 귀환을 결정하려는 이들도 있는데 요르단뿐 아니라 주변 중동 국가들은 시리아 난민들의 자발적인 귀환을 촉구하고 있다. 난민이 아닌 신분으로 요르단에 머물려면 노동, 학생, 사업 등의 비자를 발급받아야 하는데, 내전 종결과 함께 UN과 국제기구의 지원금이 끊겨 생존이 불안정한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자녀들의 학비와 노동 비자 발급 문제는 이들에게 선택의 여지를 없게 만든다.

이러한 정세는 선교 지형에도 영향을 미치고 선교 사역에도 많은 변화와 도전을 주고 있다. 교육 사업과 직업교육 프로젝트 등 다양한 사역으로 연결된 시리아 아동들과 청소년들, 청년들, 여성 과부들이 언제 시리아로 귀환할지 기약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관계 중심으로 접근하며 창의적인 방법으로 복음을 전파해 왔다면, 본국으로 귀환할 시리안에게는 이제 전투적인 자세로 복음을 전파해야 하는 것이 급선무가 되었다. 그동안 사역자들이 관계를 맺어온 이들에게 유일하신 하나님, 진리의 주님을 지혜롭지만 전투적으로 전해야 할 시점이다. 이들은 3월 한 달을 라마단으로 보내게 된다. 라마단이 끝나고 추웠던 날씨가 풀리면 시리안들이 귀환할 예정이다. 한 달간 금식하며 알라를 향해 진리를 갈구하는 이들이 길과 진리와 생명이 되신 주님을 만나도록 기도하자. 살아계신 주님께서 이들에게 친히 당신을 나타내 주시기를 간구하자. 라마단 기간에 시리안들이 참된 진리를 찾을 수 있도록 열렬히 기도하자.

내전 종결로 선교 지형에도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사역자들과 연결된 시리안들이 본국으로 귀환하면서 요르단과 시리아 두 나라를 잇는 연결고리가 세워지기 때문이다. 시리안들에게는 13년 9개월간의 난민 생활이 마치 애굽에서의 힘겨운 노역과 같은 삶이었지만, 다시 시리아의 문을 열어 이들을 귀환시키실 때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고 믿는다. 믿음을 가진 시리안들이 지역사회를 품고 그곳을 새롭게 기경하며 그 땅을 변화시킬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중동 전체의 변화에도 직결된다. 부디 연결된 믿음의 사람들이 빛과 소금의 삶을 통해 선한 영향을 미치도록 기도하자. 머지않아 시리아뿐만 아니라 중동 전체에 그리스도의 계절이 올 것이다.wec

글 뿌리

You may also lik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