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부부는 K국 수도에서 첫 사역 기간을 마친 후, 2013년 그 나라에서 가장 복음이 전해지지 않은 지역인 남쪽 도시 B로 들어갔다. 이 지역 사람들은 겉으로는 온화해 보이지만, 종교적인 부분에서는 매우 강경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 도시의 이름은 ‘돌풍’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나는 이곳에 성령의 돌풍이 불어오기를 간절히 기도하고 있다. 그곳에서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그중 몇 가지만 나누고자 한다.
주님은 이곳에서 먼저 우리를 잠잠히 기다리게 하신 후, 일 년 만에 센터를 허락해 주셨다. 여호와 이레의 하나님은 이전 사역자가 이미 열어놓은 센터를 우리가 사용할 수 있도록 인도하셨다. 창세기 11장에서 노아 홍수 후에 셈의 후손을 통해 아브람을 낳기까지의 말씀으로, 하나님께서 센터를 통해 하실 일을 약속해 주셨다. ‘아, 복음으로 생명을 낳는 일을 하시겠다는 거군요.’ 이것이 나의 고백이었다. 하나님께서는 센터를 처음 열던 순간부터 지금까지 신실하게 학생들을 보내주고 계신다. 그리고 우리는 학기마다 ‘아브람’이 나오기를 기대하며 학생들을 만나고 있다.
사역지에서 살면서 주님이 나에게 원하시는 것은 내가 무언가를 잘 해내고 성공하는 것이 아니라, 매 순간 주님을 인정하고 그분을 기뻐하는 것임을 조금씩 깨닫게 되었다. 그러나 느끼고 깨닫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았고, 실제로 그렇게 살아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현실에서는 그렇게 살아지지 않는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 특히 겉으로 드러나는 문제보다 더 심각한 것은 살아계신 하나님보다 내 앞에 놓인 문제를 더 크게 여기며 염려하는 불신앙이었다.
두 번째 안식년을 마치고 사역지로 돌아오자마자 우리는 예상치 못한 현실과 부딪혔다. 비자를 받을 수 있었던 기존의 플랫폼이 사라져 버린 것이었다. 이 소식을 듣는 순간, 가슴이 쿵 하고 떨어지는 듯한 충격을 받았다. 우리는 쉽게 비자를 받을 수 있는 방법을 모색했고, 현지인 회사를 통해 비자를 받기로 했다. 일은 순조롭게 진행되었고 비자를 받았다.
그러나 그 후, 하나님은 말씀을 통해 우리가 하나님을 의지하지 않고 사람의 방법을 사용했다는 것을 깨닫게 하셨다. 그 말씀이 신명기 22:9-11이었다. “네 포도원에 두 종자를 섞어 뿌리지 말라…” 주님은 우리의 결정이 기쁘지 않으시다는 것을 알려 주셨다. 그리고 ‘번개’라는 이름을 가진 현지인을 마치 옆구리를 찌르는 가시처럼 사용하심으로써 우리의 불신앙에 대한 주님의 마음을 깨닫게 하셨다. 번개와의 관계를 통해 1년 동안 우리는 우리의 믿음 없음과 현지인을 향한 사랑이 전혀 없음을 보게 되었다. 그 1년은 우리의 바닥이 다 드러난 시간이었다.



다른 외국인이 없는 그 도시에서 우리 부부 단둘이서만 살아가는 일은 만만치 않았다. 외롭고 힘든 순간들이 종종 찾아왔다. 어느 날 순서를 따라 읽던 말씀 중에 이런 구절이 있었다. “그러므로 추수하는 주인에게 청하여 추수할 일꾼들을 보내 주소서 하라 하시니라.”(마9:38) 말씀에 크게 ‘아멘’을 외치며 이 구절을 매직으로 적어 벽에 붙여 놓고 간절히 주님께 구하기 시작했다. 3년이 흘렀다. 주님은 아무도 보내주지 않으셨다. “주님, 청하라고 하셨으면서 왜 안 보내주세요?” 때로는 이렇게 원망하듯 질문했다가, “주님, 주님의 때에 보내주세요.” 주님을 신뢰하며 더 기다렸다가, “보내주시면 좋고 안 보내주셔도 괜찮아요” 반쯤 포기하는 마음이 되기도 했다.
어느덧 6년이 흘러, 2021년 2월 인도 북동부지역에서 한 여선생이 코로나를 뚫고 우리에게 왔다. 그리고 1년 후, 또 다른 여선생이 같은 지역에서 왔다. 우리는 각자 연약하고 작은 존재들이지만, 매일 함께 할 수 있음에 기쁨을 느끼며, 한마음으로 학생들을 섬기고 있다. 우리 팀의 약속 중 하나는 ‘하나님을 경외하는 것보다 사역이 앞서지 않도록 하자’는 것이다. 그래서 매일 오전에는 온라인으로 같은 본문의 말씀을 묵상하고 나누며 함께 기도한다.
우리의 소박한 소원은 우리 일상의 삶을 통해 오직 하나님이 영광 받으시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가 섬기는 이 땅의 사람들을 주님께로 인도하는 것이다. 때가 되면, 주님이 이 땅 백성들을 통해 영광 받으시리라 믿는다.wec
글 이들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