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와 신앙의 땅 레바논, 다시 전쟁과 고난위에 서다”
• 교민 긴급 탈출, 선교사 등 38명 잔류
• 종교와 민족의 공존을 위협하는 갈등
지난 10월 초순 이후, 레바논에 근거를 둔 헤즈볼라와 이스라엘 사이의 전투가 격화되었다. (헤즈볼라는 이스라엘에 대항하는 이슬람의 시아파 무장 정치 단체로 이란의 지원을 받고 있다.) 대한민국 교민 97명은 10월 5일 국방부가 제공한 공군 특별수송기를 타고, 폭탄이 수시로 떨어지는 레바논에서 탈출했다. 그러나 11월 중순 현재, 레바논에는 선교사를 비롯, 38명의 교민이 아직 남아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레바논과 이스라엘에 대해선 여행경보 3단계 ‘출국 권고’가 발령 중이다.
미국의 주도하에 레바논에서 휴전을 위한 협상이 진행 중이지만, 여러 곳에서 전투가 이어지고 있어 11월 중순 현재, 성과는 아직 불투명한 상황이다. 개전 이후 11월 중순까지 1백50만 명의 레바논인이 집과 마을을 떠나 피난길에 오른 반면, 이스라엘에서는 30만 명이 대피했다. 한편, 여성과 어린이를 포함하여 양국에서 대략 3,500명이 사망하고 14,000명이 부상을 입었는데, 이 중에서 이스라엘인은 극소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레바논은 성경 역사와 기독교 선교에서 독특하고 중요한 역할을 한 나라다. 레바논의 백향목은 그들의 국기에 들어가 있을 뿐 아니라, 솔로몬이 예루살렘 성전을 건축할 때 사용되었다. 그들의 조상 페니키아인이 개발한 문자는 신약 성경을 기록한 그리스 알파벳뿐 아니라 현대 로마 알파벳의 모체로 인정된다. 또 그 영토 안에 있는 두로와 시돈은 고대 무역의 중심지로서 예수님은 이곳을 직접 방문하시어 기적을 행하시기도 했다(마태복음 15:21-28).
중동에서 레바논은 기독교 사상과 신학 교육의 중심지였다. 이슬람이 발흥해서 아랍 세계를 정복한 이후에도 레바논 주민의 상당수는 지금까지 기독교의 정체성을 지켰다. 레바논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기독 공동체인 마론파 교회(Maronite church: 동방 가톨릭교회의 하나)의 보유국이기도 하다. 아직도 독특한 전통과 예전을 보존하고 있는 마론파 교회의 기원은 4세기로 거슬러 올라가지만, 여전히 레바논 기독교도의 주류를 이루고 있다.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의 제국주의가 중동에 본격적으로 침투한 19세기 중반 이후 레바논은 유혈 상쟁의 심각한 종교 갈등과 내전을 치렀다. 특히 1975년에서 1990년까지 이어진 내전으로 12만 명이 사망했으며, 수백만 명이 난민이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레바논은 현재 아랍 세계에서 수니파 이슬람과 시아파 이슬람, 그리고 기독교가 아슬아슬하게 병존(竝存) 하는 독특한 사례로 남아 있다.
현재 레바논 인구의 3분의 2는 무슬림, 3분의 1은 기독교도로 나누어진다. 무슬림 가운데 수니파와 시아파의 비율은 거의 같다. 기독교도 중 대략 절반이 마론파 신자이며, 4분의 1은 그리스 정교인이다. 개신교인의 전체 숫자는 대략 3-5만 명으로 추정되며 이는 전체 인구의 1-2%에 해당한다.
한편, 오랜 내전 기간에 수많은 레바논인이 해외로 이주해서 거대한 이주민 공동체(diaspora)를 이뤘다. 현재 해외에 거주하는 레바논인의 수는 1천4백만에 달해, 레바논 안에 거주하는 인구 (4백6십만)의 세 배나 된다. 레바논 디아스포라의 36% 정도가 기독교인으로 추정되며, 이들의 상당수가 미국, 캐나다, 호주 및 유럽과 남미 등지로 이주해서 많은 레바논인 교회를 세웠다. 이를 통해 레바논의 기독교도는 적은 숫자에 비해 큰 영향력을 세상에 끼치고 있다.
지중해 동부 해변에 위치하면서, 남쪽 경계선을 이스라엘과 공유하는 지리적 위치 덕분에, 레바논에는 이전부터 중동 전역에 복음을 전파하고자 하는 선교사들이 많이 들어왔다. 오늘날에도 레바논 기독교인과 교회는 여러 방면에서 선교 활동을 펼치고 있는데, 인접한 아랍국가의 소외된 계층 및 난민을 위한 의료봉사라든지, 비영리단체(NGO)와 협력해서 빈민이나 실직자들을 돕는 지역개발사업 등이 대표적이다.
수도 베이루트의 외곽, 특히 레바논의 남부지역이나 시리아 접경지대에 사는 기독교인들은 헤즈볼라 및 수니파 극단주의 단체의 위협을 받으며 다양한 박해 속에 살아간다. 특히 이슬람에서 개종한 기독교인은 가족과 지역 사회의 괴롭힘을 받거나, 재산 취득에 제한을 받기도 한다. 또 기독교인이 공개적으로 신앙을 표현하면 가끔 폭력과 위협에 직면할 수 있다. 많은 레바논 기독교인은 이스라엘에 대한 강력한 지지 또는 반대 없이 레바논의 주권을 옹호하는데, 이는 헤즈볼라의 적대적 입장과 대조를 이룬다.
다양한 종파 및 민족 집단 사이에서 레바논 국민이 상호 존중과 평화로운 공존을 지속할 수 있도록, 각 종파를 대표하는 정치지도자들이 부패를 청산하고 모든 시민의 정의와 복지를 위해 헌신하도록, 예수님의 복음이 잦은 전쟁과 정파 갈등 및 경제 파탄으로 인한 트라우마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치유하도록, 국내 및 해외에 있는 레바논 교회들이 하나님의 말씀으로 부흥하도록 기도하자. wec
글 이영철
(*이 모든 기사는 여러 매체의 보도를 종합해서 작성했으며, 직접 인용 등 필요시에만 출처를 밝혀 두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