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 세계의 영적 전쟁

by wecrun

무슬림이 예수님을 알아가는 믿음의 여정 가운데 일어나는 치열한 영적 전쟁의 현장을 소개하기 원합니다. 요즘 중동 아랍 지역에는 온라인을 통해 복음을 전하고 양육하는 것이 점차 사역의 새로운 전략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웹사이트나 페이스북 같은 SNS를 이용하여 무슬림을 위한 말씀들을 올려놓고 관심자들의 질문에 답변하는 식으로 운영이 되는 방식입니다. 그렇게 접속한 이들 가운데 기독교를 더 알기 원하는 자들에게는 가까운 지역의 사역자들을 직접 연결시켜서 제자로 세우기도 합니다.

저희도 역시 그 일에 참여하여 몇몇 관심자들을 만나 봤는데, 그 중 A와 있었던 이야기를 나누기 원합니다. A는 자신의 공동체에 회의를 느끼고 있었고 교회 공동체는 어떤지 궁금해했습니다. 보안을 위해 한적한 장소로 이동 후, 차 안에서 대화를 나눴습니다. 대화는 좋았고 그 주에 교회를 나가보고 싶다 하여 약속시간까지 정하고는 기쁜 마음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그 후 그가 갑자기 저와의 모든 연락을 끊어버렸습니다.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아 그날의 대화와 그의 행동들을 돌아보며 시니어 사역자와 이야기를 나눠보니 어느 정도 짐작이 가는 면이 있었는데 그것은 “두려움”이었습니다. 그의 질문 중에도 교회를 가면 다른 사람들이 자기를 어떻게 대하는지 궁금해했고, 저는 주님 안에서 함께 교제하고 기도하게 될 것이라고 대답을 해줬는데 아마도 이것이 그로 하여금 뒤로 물러가게 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워낙 개종에 따른 보복과 불이익을 두려워한 나머지 자기의 정체성을 철저히 숨기고 싶어하는 무슬림들의 심정을 그 당시에는 제가 잘 이해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그 일이 있고 난 어느 날 온라인을 운영하는 다른 지인으로부터 연락이 왔습니다. 몇몇 무슬림들이 세례를 받고 싶어하는데 아주 비밀리에 집례 할 수 있는 장소를 물색 중이라며 저희 부부에게 도움을 요청해왔습니다. 마침 저희가 얼마 전에 이사를 했고 욕실 구조가 주변과 연결되어 있지 않아 세례 장소로 적합하였기 때문에 기꺼이 장소를 제공했습니다. 방법은 욕실에 이동식 풀을 설치한 후 물을 받아 침례를 주는 형식으로 했습니다. 그 중 B 형제는 수도에서 제법 떨어진 지방 도시에 사는 청년으로, 저희 집에서 세례를 받은 후 함께 주님의 성찬을 나누었고 그후에도 계속 교회 형제를 통해 지속적으로 양육을 받았습니다.

그렇게 수개월이 흐른 어느 날, B 형제가 가출을 하여 수도에 와 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이유는 그에게서 발견된 성경책 때문에 아버지로부터 매를 맞고 도망을 온 것이었습니다. 사실 그의 가족은 얼마 전에도 가족의 명예를 더럽혔다는 이유로 B의 여동생이 명예 살인을 당한 아주 강한 무슬림 집안이었습니다. 이 소식을 들은 저는 그가 임시로 머무는 곳을 찾아가서 함께 기도하며 격려하는 시간을 가졌고, 이런 저런 대화를 하던 중한 가지 질문을 던졌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예수님을 계속 믿겠습니까?” 이에 대한 B 형제의 답변은, “물론입니다. 비록 상황은 힘들지만 내가 결단했던 그 믿음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라고 담대히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의를 위하여 박해를 받은 자는 복이 있나니 천국이 그들의 것임이라” (마 5:10)

하지만 B 형제는 가족의 울타리에서 벗어나 생계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현실에 부딪힌 상황이었습니다. 그렇다고 제가 당장 그에게 물질적인 도움을 주는 것은 그의 신앙에 오히려 방해가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아주 조심스럽게 접근했습니다. 워낙 비밀 신자들이 물질의 유혹에 넘어져서 때로는 자신의 종교로 돌아가기도 하고, 때로는 자신의 신앙을 물질 얻는 도구로 이용하기도 하는 경우를 종종 들어왔기에 이 형제가 정말 순수한 신앙을 갖도록 돕고 싶었습니다. 일단 모든 상황을 주님께 맡겨드렸는데, 감사하게도 주님께서는 얼마 후 B 형제에게 커피숍 종업원으로 일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 주셨습니다.

아무쪼록 이 형제를 비롯하여 이 땅의 많은 비밀 신자들이 어떠한 영적인 공격에도 굴하지 않고 끝까지 믿음으로 서서 주님의 제자로 쓰임 받을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또한 두려움의 영에 사로 잡혀 있는 이 땅의 많은 무슬림들이 예수님 안에서 참된 자유를 맛볼 수 있도록 함께 중보해 주시기 바랍니다. 

 

글 요셉, 요안나

You may also lik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