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교 장로, 저의 할아버지입니다. 목사님이 안 계신 줄포 성결 교회에서 대신 시무를 하시고, 근방의 신리에 교회를 개척하신 후 주의 품으로 가셨습니다. 덕분에 자손 중 목사가 다섯, 선교사 한 명이 믿음을 이어받았습니다.
미국 합작 회사를 경영하며 왕성히 사회생활을 영유하던 저에게 같은 대학 같은 과 출신의 아내가 선교사의 길로 인도했습니다. 모든 것을 내려놓고 뉴질랜드, 캐나다를 거쳐 선교사로 일본에 온지 13년이 지났습니다. 저희는 시가켄 오츠 와니에 있는 교인이 10여 명인 가오리 교회에서 사역하고 있습니다.
WEC선교사들이 1950년부터 지금까지 15개 교회를 개척했는데, 제일 큰 교회의 등록 신자가 120여 명, 대부분 10~30여 명의 소수의 신자가 등록되어 있습니다. 그 중 6개 교회에 시무하는 목사님이 없습니다. 교회 신자가 목사님을 배척해서 두 분이 퇴임을 한 교회도 있습니다.
일본에는 신사와 절이 참 많습니다. 그래서 신도 신자가 8천6백만 명, 불교신자가 8천5백 만 명이 됩니다.(이중 신자) 반면 기독교 신자는 100만 명입니다.(카톨릭 등 포함) 그 중 프로테스탄트신자가 50만 명(전체 인구 중 0.4%)입니다. 그 중 에큐메니칼 자유주의 신학계열이25%가 됩니다. 신학교는 전국에 120개가 있지만 문부성 인가가 없는 학교가 많고 지원자도 점점 줄어들어 목사가 많이 부족합니다. 통일교, 여호와 증인 등 이단에 빠진 신자도 많습니다.
제가 있는 마을에도 신사와 절이 참 많습니다. 길 가운데 앞 받침을 한 돌상이 버젓이 있고 곳곳에 신상들이 존재합니다. 집집마다 대부분 불단이 있고 전국에 800만 종류의 신들이 있습니다. 전국 지역의 곳곳마다 정기적인 큰 행사들로 단결을 과시합니다. 지역과 내 가족을 지켜주고, 안정과 번영을 주는 수호신들을 위해 지역 주민 모두가 협력해서 결속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비교적 경제 형편도 좋아서 생활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는 이들은 절대적인 신보다 도덕적 가치가 있는 종교를 선호하는데, 태어날 때는 신도로, 결혼식은 기독교 예식으로, 장례식은 불교 형식으로 보편화 되어있습니다. 약속 잘 지키고 상냥하고 친절한 생활 공동체. 질서 있고 규칙을 준수하는 사회지만, 죽어 영원한 생명을 굳이 바라지 않는 의식이 강해서인지 그들은 하나님이 필요 없는 사람같이 복음에 무심합니다. 그래도 기도는 같이 잘합니다. 모임에 초대하면 굳이 사양하지 않습니다. 성경공부도 잘 참석합니다. 그러나 세례는 주저합니다.
13년 동안 열심히 모임과 강의 및 행사를 주선해 왔고, 주위에 지인들이 많이 생겼습니다. 이런 저런 모임도 자주 갖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복음을 전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관공서 등 공공 장소를 빌려 진행하는 종교행사는 참 힘듭니다. 교제하며 만나는 주위 사람은 많은데, 정작 행사나 예배에 참석하는 사람은 아주 소수입니다. 저희 집에서 예배를 드리는데 한 주민 신고로 경찰차가 21번 방문 했던 적도 있습니다. 영적으로 척박한 이 땅에는 자신들의 목마름을 해갈할 수 있는 원천이 무엇인지 모릅니다.
주님이 공급하시는 힘과 지혜로 복음의 진보를 이루어가고, 이 땅이 하나님의 말씀으로 충만해지기를 기대하며 기도합니다.
글 김기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