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의 관문 튀니지

by wecrun
지역 개관

 “다리는 아프리카에, 머리는 유럽에, 가슴은 아랍에” 남한보다 1.5배 정도 큰 튀니지가 속한 마그렙(Maghreb, 아프리카 최북단) 지역을 가장 함축적으로 표현한 문장이다. 이프리키야(ةيقيرفإ‘ifrīqīyah)로 불렸던, 아프리카라는 단어의 기원인 나라. 지중해 너머로는 유럽을 마주 보지만 비자가 없으면 유럽에 가기 힘든 나라. 여름은 덥고 건조하나 겨울에는 북부에 눈이 오기도 하는 나라. 아프리카 선입견을 깨고 밝은 피부색을 가진 사람들이 많은 나라. 3천 년 동안 여러 민족의 침략을 받아온 이들의 가슴에는 이제 무슬림이라는 자긍심이 가장 크게 남은 것 같다.

전반적인 현황

 이 나라 인구 1,242만 명(2021년)의 98%가 수니 이슬람을 믿는, 사실상 이슬람 국가인데 여타 이슬람 국가와 달리 일부일처제를 채택했고 출산율도 불과 평균 2명인 흥미로운 나라이다. ‘아랍의 봄’ 이후 개정한 헌법은 “국가는 종교의 수호자이며 신념과 양심의 자유를 보장한다”고 명시하고 있으나, 실상은 이슬람을 공개적으로 떠나는 행위를 배교로 간주하여 핍박한다. 그럼에도 남부의 섬에는 유대교 공동체가 있고, 사하라 근처 지역은 주술을 동반한 종교 활동이 존재하며, 프랑스를 옹호하는 부유층은 라마단을 지키지 않고 유럽의 개인주의 가치관을 따르기도 하는 등 다채로운 종교 생활을 볼 수 있다. 무신론자, 무정부주의자, 성소수자 또한 존재한다.

 교육에 투자를 많이 하여 공립의 경우 초, 중,고는 물론이고 대학교까지도 무상으로 공부할 수 있으나 고학력 구직자들이 자신의 꿈을 펼칠 일자리가 많지 않다. 공무원과 정치인이 부패하여 실력보다는 인맥으로 취업하기 쉬우며 많은 젊은이들이 부유한 아랍 국가의 서비스직이나 유럽 장학생 신분으로 나간다. 튀니지 아랍어는 표준 아랍어와 꽤 다르지만, 이들은 프랑스어를 기본으로 구사하며 영어 등 외국어 습득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해외 취업을 많이 시도한다. 여타 아프리카 나라와 비슷한 경제 착취를 당하는 이유로 반프랑스 감정이 있어서 갈수록 프랑스어보다는 영어를 배우려는 튀니지 사람들이 느는 추세이다.

현장의 필요 및 비자 현황

 초반에는 개방적이면서도 갈수록 깊은 교제가 어려운 튀니지 사람들과 안정적으로 교제하려면 일상 프랑스어를 공부할 필요가 있다. 또한 ‘타당한’ 직업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이 나라에 직업인으로 정착하는 것은 사실 쉽지 않다. 때마다 바뀌는 서류, 1년마다 갱신해야 하는 거주 비자, 많은 공휴일, 회사 지분을 공식적으로는 외국인에게 49%만 허락하는 제도 등이 실질적으로 투자를 어렵게 만든다. 그럼에도 국제 학교, 식당, 식품 가공 공장, 어학 기관, 구호 NGO 등 사역자들이 다양한 모습으로 이 나라에서 뿌리를 조금씩 내린다. 현재 우리 팀은 리더 가정만이 국제학교 부장교사로 비자를 받았으며, 사설 상담 센터와 도서관을 운영하는 팀원들이 있고, 대학원 입학이나 자영업으로 비자를 시도하려는 팀원들도 있다. 갈수록 현지어로는 학생 비자를 받기 어렵고 어학원에 1년치 학비를 내야 비자 신청이 가능한 추세다. 노동법, 교육법이 촘촘한 편이지만 여전히 실제 현장에서는 ‘되는 것도 없지만 안 되는 것도 없는’ 유연한 나라이다.

사역자 신분을 밝히지 않는 선에서 종교 이야기를 할 수 있으나 논쟁이 아닌 호기심 어린 질문으로 다가가는 지혜가 필요하다. “꿀 웨헤드 끼페쉬(It depends on the person)” 다문화, 다언어를 보유한 튀니지인들이 자주 쓰는 말이다.

자신의 강점과 개성을 가지고 언어와 문화의 홍수 속에서 주님과 동행하는 여정에 기꺼이 참여하고 싶다면 튀니지는 적합한 장소일 것이다. 고추와 마늘, 강황이 듬뿍 들어간 맛있는 음식은 덤이다!

  기도제목

1. 인근 리비아와 사하라 이남 국가에서 온 이주민과의 갈등, 국가부도 위기 등 여러 도전을 맞이하는 튀니지 정부가 민심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도록     

2. 기독 일꾼들의 건전한 사업체가 많이 생기고 이들의 사역 대상이 이주민, 장애인, 저소득층 등 사회 곳곳으로 확장되도록 

3. 각 팀원이 일터에서 주님이 보내신 사람들을 환대하며 복음이 주된 삶을 살아가도록 

4. 어려운 나라 상황에도 기도하며 모이기 힘쓰는 이들이 있음에 감사! 현지 리더 및 신자들이 꾸준히 훈련하고 성장할 수 있는 신학 교육 기관이 생기도록                                 

5. 미래에 대한 불안과 좌절로 가득한 젊은 세대가 그리스도를 만남으로 삶의 소망을 찾고 변화의 물결을 일으키도록

글 황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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