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인도네시아에서 10년째 살고 있는 MK 땅끝입니다. 한인 선교사의 자녀로서, 저는 다양한 문화를 접하며 언어, 문화 및 정체성에 대한 혼란을 겪었습니다. 최근 영어 선생님과의 대화에서 저는 어느 문화에도 강한 연결을 느끼지 못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한국어로 말하는 것은 편하지만 글을 쓰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반면에 영어로 말할 때는 약간의 불편함을 경험하지만, 한국어보다 능숙합니다. 마지막으로, 인도네시아에서 대부분의 삶을 보낸 결과로 이 나라를 익숙하고 가깝게 느끼지만 내가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되지는 않습니다. 결국 저는 이 세 문화 중 어느 하나에도 강한 소속감을 느끼지 못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사실 저는 내가 누구인가에 대한 정체성에 있어서 혼란스러웠고 그 결과 고립되어 있는 듯한 외로움을 느끼며 진정한 고향이 없는 것 같은 감정일 때가 많았습니다.
예를 들면, 방학 때 한국에 가서 교회 친구들을 만날 때면 학교나 일상에 대한 이야기들을 이해하거나 공감하지 못할 때가 많았고, 선교지에서는 그들의 문화를 완벽하게 알지는 못하기 때문에 그들이 하는 이야기를 알아듣지 못하는 일들이 종종 있었습니다. 또한 제가 자라온 환경의 주 언어가 영어는 아니기에 영어권 친구들의 대화에 끼지 못할 때도 간혹 있었습니다.
그러나 되돌아보면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도 세상을 바라보는 다양한 관점을 얻을 수 있다는 유익이 있었습니다. 결국 저를 어렵게 했던 혼합 문화 자체가 시간이 지나면서 오히려 저와 다양한 친구들 간의 공통 지점이 되어 더 깊은 우정을 쌓을 수있었습니다. 저는 같은 국적과 비슷한 외모를 기반으로 한국 친구들과 더욱 편안하게 공감할 수 있었고, 영어를 사용하는 친구들과는 그들의 언어로 소통할 수 있었기에 깊은 대화를 나눌 수 있었으며, 인도네시아 친구들과는 그들의 국가를 다 외울 정도로 언어를 알고 문화를 배웠기 때문에 가까워질 수 있었습니다.
‘만약 MK로 태어나지 않았다면 이런 경험들을 할 수 있었을까?’라는 생각과 함께 제 삶이 값진 경험으로 이루어진 것을 깨달았습니다. 결론적으로 이 가치 있는 경험들을 통해서 세상을 더 넓게 바라볼 수 있는 가치관을 가지게 되었기에 MK로 태어남에 감사를 드립니다. wec
글 땅끝 (부름, 받아 선교사의 자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