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커서 무엇이 되고 싶니?”
청소년들에게 미래의 진로를 선택하라는 것은 큰 도전이다. 학업, 스포츠, 음악, 가족, 친구와의 교류 등에 제한된 경험 속에서 인생의 길을 결정하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음악과 신학 사이에서 갈등하는 A양
A양은 어릴 때부터 부모님을 따라 여러 나라에서 자라며 다양한 문화를 경험했다. 음악에 재능이 있어 전공하고 싶은 마음이 있지만, 부모님이 선교사로서 섬기는 모습을 보며 신학과 선교에도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두 길 모두 매력을 느끼면서도, ‘어느 쪽이 하나님께 더 기쁨이 될까?’라는 고민 속에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던 A양은 자신의 은사와 열정을 탐색하며, 음악과 신학을 함께 접목시킬 가능성을 모색해 보았다.
안정된 직업과 선교 사명 사이에서 고민하는 B군
B군은 의료선교사인 부모님과 함께 아프리카에서 성장했다. 과학과 수학 성적이 우수해 의대 진학을 꿈꾸면서도, 부모님처럼 선교지에서 사역하고 싶어 한다. 그러나 선교 현장의 열악한 생활 여건과 재정적 부담을 생각하면, 먼저 안정적인 직업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결국 그는 자신의 재능과 선교 소명을 조화롭게 연결하기 위해, 의료 전문성을 쌓은 뒤 장기적으로 선교 사역에 동참하기로 계획을 세웠다.
다문화 경험을 살려 진로를 찾는 C양
C양은 부모님의 사역지를 따라 아시아와 유럽 여러 나라에서 자랐다. 언어 능력이 뛰어나 통번역가로 국제기구에서 일하고 싶어 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전공을 선택해야할지 몰라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그녀는 상담을 통해 자신의 배경과 재능을 활용할 수 있는 국제관계, 언어학, 교육학 등 관련 전공과 직업군을 탐색하고, 해외 대학 진학과 인턴십을 통해 진로를 점검하기로 했다.
진로 선택의 어려움
모국에서조차 진로 선택은 쉬운 일이 아니다. 진로 상담 교사와 다양한 자료가 있다고 해도, 청소년들은 여전히 적성검사, 직업 관련 영상 시청, 직업 체험 등을 통해 스스로 길을 찾아야 한다. 해외에서 자라는 제3문화 아이들(TCK)에게는 이런 고민이 더 크게 다가온다. 때로는 의료 선교지에서 다양한 보건 전문가들의 활동을 가까이서 접할 수 있는 환경이 주어지기도 하지만, 보통은 국제학교나 홈스쿨에서 진로 교육을 받을 기회 자체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단순한 선택을 넘어
청소년이 자신의 재능과 적성, 그리고 다양한 진로를 탐색할 수 있도록 돕는 자료와 아이디어가 필요하다. 하지만 많은 자료와 웹사이트는 주로 돈과 명예를 진로 선택의 주된 기준으로 제시하고 있다. 또한 직업의 종류가 아무리 다양해도, 그 선택이 지닌 도덕성과 가치는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예를 들어, 변호사는 기업법 분야에서 부유한 기업의 이익을 대변할 수도 있지만, 경제적으로 어려운 이들에게 법률 지원을 제공하는 길을 선택할 수도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꼭 기독교 기관에서만 일하는 것이 아니라, 선택한 직업이 사람과 세상을 존중하고 관계와 신앙을 해치지 않는 방향인지 고민하는 것이다.
우리의 바람
우리의 가장 큰 바람은 자녀가 하나님을 알고 따르며 섬기는 삶을 사는 것이다. 직업 선택보다 더 중요한 것이 바로 이것이다. 그들이 선택한 직업이 기독교적 삶과 섬김을 실천할 수 있는 환경인가 하는 것이다. 따라서 자녀들에게 진로와 직업에 대해 가르칠 때, 다양한 자료와 정보를 제공할 뿐 아니라, 각 진로가 하나님의 목적을 이루는 데 어떻게 기여하거나 또는 방해하는지 함께 고민해야 한다. 청소년 개개인은 독특하고 특별하며, 재능과 한계를 동시에 지니고 있다. 부모와 교육자의 책임은 그들이 하나님의 뜻에 맞는 지혜롭고 신앙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사람 네트워크 활용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직업 경험은 청소년에게 매우 소중한 교육 자원이 될 수 있다. 가족이나 친구, 교회 지인 등 주변 사람들에게 간단한 직업 프로필을 작성해 달라고 부탁할 수 있다. 이 프로필에는 직무 내용, 경력 기간, 필요한 자격과 성격, 그리고 진로를 고민하는 청소년에게 전하고 싶은 조언을 포함하면 좋다. 또한 지역 사회의 인사, 외국인 또는 현지인을 초청해 강연을 듣거나 직업을 직접 체험하는 기회를 마련하는 것도 유익하다. 해외에 거주하는 가정은 이러한 기회를 더욱 창의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부모나 교사가 조금만 다른 접근을 시도해도, 자녀에게 넓은 시야와 귀중한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
유용한 온라인 자료
미국의 Career Onestop (https://www.careeronestop.org), 영국의 The Uni Guide (https://university.which.co.uk), 한국의 커리어넷 (https://www.career.go.kr), 한국대학교육협의회 (https://www.kcue.or.kr)는 각각 다양한 직업 정보와 진로 탐색 도구, 적성검사, 맞춤형 설계를 제공하는 진로·직업 정보 플랫폼이다.
글 Gill Bryant (EDUCARE 2019 봄호)
번역•편집 하은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