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사에게 있어서 면류관 혹은 영광은 무엇일까? 하나님의 부르심을 따라 보냄 받은 곳에서 사역의 기회들이 열리고 이를 통해 많은 회심자들을 보는 것이 아닐까? 선교사들은 어떻게든 열매를 보기 위해 고군분투하며 사역지를 지키고 있다. 선교지 적응의 단계부터 심한 스트레스를 받으며 고생하지만, 그런 과정이 고생인지도 모른 채 그저 살아남아야 한다는 일념으로 현지 적응에 힘쓰고, 언어를 공부하며 사역에 집중한다.
이 믿음의 경주에서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바로 선교사의 자녀들, MK들이다. 많은 선교사들이 부르심을 좆아 정신없이 달리다 보니 어느덧 훌쩍 커버린 자녀들의 모습이 낯설게 느껴지기까지 한다고 말한다. 사역에 쏟은 열심만큼, 자녀들의 아름다운 성장을 보게 되면 얼마나 좋을까? 안타깝게도 상당수의 MK들은 성장 과정에서 많은 스트레스와 어려움을 겪는다.
MK 사역을 하면서 많이 힘들어하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종종 듣는다. 선교지에서 너무 다른 언어의 자극을 받아 제때 언어적인 성장을 하지 못하게 되어 낮은 자존감을 가지게 되거나 반대로 적당한 자극을 받지 못해 세상과의 소통을 잃어버리는 경우도 본다. 당연히 자녀들의 문제는 그들만의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 부모인 선교사에게도 큰 영향을 끼친다. 자녀들의 문제로 큰 어려움을 겪는 선교사들도 있고, 심하면 사역지를 옮겨야 하는 일도 더러 생긴다. 영광스러운 하나님의 일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역에 치중되어 아이들이 관심 밖으로 밀려나거나 희생되는 일이 초래되어서는 안 된다.
“자녀들이 부모가 하나님은 사랑하는 것 같은데 자신들에 대해서는 별 관심이 없는 것처럼 느끼게 되면 많은 문제가 생겨날 수밖에 없다. 자녀들이 부모의 관심을 얻는 데 있어서 하나님과 경쟁하고 있다는 생각을 갖게 하는 것은 매우 좋지 못하다. 따라서 사역으로 인해 자녀들과의 관계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될 것이다.” – 한국 선교사 자녀 핸드북
선교사들이 열심히 사역하고 부르심을 향해 달려가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다만, 그 과정에서 우리 아이들이 정서적, 영적, 지적으로 자라야 하는 시기를 방관하지 않기를 바란다. 하나님이 주신 또 다른 기업인 자녀들을 하나님의 사랑으로 돌보며 시간과 노력을 쏟는 것 또한 선교사에게 면류관이요 영광이다. 주님이 은혜를 주셔서 선교와 함께 밝게 성장하는 우리 MK들을 보길 소원해 본다. wec
글 김선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