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MK들은 어린 시절부터 또래 아이들에 비해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또 다양한 경험을 했을 겁니다. 누군가에게는 그 경험들이 강점이 되었을 수도 있고 누군가에게는 그 경험들이 상처와 고난의 시간이 되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주님께서는 우리들의 그 힘든 아픔의 시간들을 더 큰 선으로 바꾸시는 분인 줄 믿습니다.
제 삶을 돌아보면 주님께서는 저에게 많은 걸 허락하여 주시고 풍성한 은혜를 부어 주셨습니다. 그래서, 저는 MK로서 진심으로 행복했고 그런 시간들이 감사합니다. 하지만, 저의 시간에도 분명히 고통스럽고 힘들었던 시험들이 존재하였습니다. 저는 9살에 부모님과 함께 한국을 떠나 부모님이 훈련을 받았던 뉴질랜드와 미국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습니다. 한국과는 다르고 언어와 생활양식 또한 많이 달랐지만, 깨끗한 생활환경과 친근한 사람들 덕분에 빠르게 적응하고 즐거운 삶을 누릴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부모님과 선교지로 들어갔을 땐 모든 것이 충격과 불편함의 연속이었습니다. 가만히 있어도 흐르는 땀과 숨막히게 하는 습기, 동네나 길가에 마구 버려져 있는 쓰레기, 조금만 차를 타도 멀미하게 만드는 비포장도로, 매일같이 모스크에서 들려오는 아잔 소리는 불안감과 견디기 힘든 스트레스를 주었습니다. 스트레스가 극에 달하던 시기에 공교롭게도 저에게 사춘기가 찾아왔습니다. 그 상황을 다들 상상할 수 있을 겁니다. 그렇지만 신실하신 우리 주님께서는 고린도전서 10장 13절의 말씀처럼 어려움 속에서 제가 감당할 만한 시험과피할 길을 주셨습니다. 가족을 통해서 위안과 이길 힘을 주시며 지속적으로 돌보아 주셨습니다.
힘들고 고립된 것 같이 느꼈던 순간마다 주님께서는 늘 저를 놓지 않고 지켜 주셨습니다. 지금은 그때의 힘들었던 경험이 다른 사람들을 더 이해하고 깊이 생각하는 중요한 양식이 된 것 같습니다. 주님께서는 동일하게 우리 모든 MK들을 어떤 순간에도 놓지 않으시고 지켜 주시며, 힘든 모든 시간만큼 더 크고 빛나는 선으로 갚아 주시리라 확신합니다. 지난 시간들을 통해서 저는 주님 한 분만을 바라보고, 그 빛을 이정표 삼아 걸어가면 아무리 힘든 순간에도 주님께서 주시는 기쁨과 평안 속에서 지낼 수 있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주님의 자녀들에게 허락하신 넘치는 은혜와 평강이 이 글을 읽는 모두의 삶에 가득하기를, 특별히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노력하시는 모든 선교사님들과 그런 부모님과 함께 선교지에서 힘든 여정을 함께하는 우리 MK 모두에게 충만하기를 기도합니다.
글 땅끝 (부름, 받아 선교사의 자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