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펀지

by wecrun

얼마 전, 갓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 진학을 위해 미국으로 출국을 앞둔 한 MK(선교사 자녀)를 만났다. 최근에는 만났던 아이들에게서 ‘MK임이 행복하고 감사하다’는 고백을 자주 들을 수 있었다. 그들의 고백을 들으며 나는 주님께 감사와 영광을 돌리지 않을 수 없었다. 여러 어려운 상황과 환경 속에서 자녀들과 씨름하는 여러 부모님과 아이들의 얼굴이 스쳐 지나간다. 그중에 A와의 만남은 아주 특별했다. A와 이런 저런 대화를 나누다가 나의 뜨거웠던 청소년 시기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였는데, 열방과 나라를 위해서 제일 먼저 중보기도를 하고 난 후에야 나의 가정과 개인 기도를 했다는 것이 꽤나 인상 깊었던 모양이다. 나의 짧은 나눔을 들었던 A는 그렇게 기도하지 못한 자신이 부끄러웠다고 한다. 그리고 그날부터 머물고 있는 숙소 아래층에 사는 예수님을 믿지 않는 할머니를 위해서 기도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 후 며칠이 지난 어느 날, 빨래를 삶기 위해서 가스 불 위에 냄비를올려놓고 깜박 잊어버린 할머니 집에 불이 났다. 다행히도 이웃들이 도와 할머니는 무사히 구출 되었고, 그 일을 계기로 주님을 만나게 되는 기적 같은 일이 있었다고 했다. A가 경험한 이 이야기를 A의 부모님은 나에게 전해 주었다. 자신의 느꼈던 부끄러운 감정을 무시하지 않고, 오히려 순종하는 마음으로 중보 기도를 시작했고, 이웃집 할머니가 위험의 상황에서 구출되고 복음을 들을 수 있는 기회까지 열리는 사건을 통해서 A는 기도를 통해 일하시는 하나님을 경험하게 되었다고 한다. ‘와! A의 부모님은 얼마나 행복하실까!’라는 환호가 터져 나왔다.

우리 MK들은 스펀지와도 같다는 생각이 든다. 때로는 좋은 영향력을, 또 때로는 나쁜 영향력을 스펀지와 같이 쑥쑥 흡수하며 살아간다. A는 작은 부분의 깨달음을 자신의 것으로 흡수하여 삶에 좋은 열매로 보여주었다. 나는 우리MK들 모두가 주의 말씀과 긍정적인 에너지, 그리고 선한 영향들을 그들의 영혼에 쑥쑥 받아들여 삶 속에 아름다운 모습으로 드러낼 수 있기를 바라고 기대한다. 그리고 우리 MK들의 주위에 그 좋은 것들을 흘려보내 줄 어른과 친구들이 함께 할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하며 하나님께 기도드린다. 


글 베르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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