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중에 하나

by wecrun

등학생들에게 가장 많이 하는 고민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아마 ‘대학은 어디로 가야 할까?’, ‘어떤 공부를 해야 할까?’, ‘공부를 하고 나면 무슨 일을 할 수 있을까?’에 대한 진로 고민이 대부분이지 않을까 싶다. 공부를 잘하든 못하든 좋아하든 싫어하든 고3이라는 타이틀만으로도 그때에는 주변으로부터 그리고 스스로 갖는 부담감으로 스트레스를 받는 것 같다.

나는 다를 줄 알았었다. 평소에 스트레스를 받기 싫어해서 받을 만한 것들을 애초에 걸러냈었고 공부에 대한 관심도 없었을뿐더러 딱히 미래를 앞서서 고민하는 사람도 아니었기에 고1이 고2가 되듯 고3에서 대학생이 되는 시기의 변화도 당연하고 자연스럽게 이어질 줄 알았다. 하지만 스트레스를 받기 싫어해서인지 무엇인가를 준비해야만 할 것 같은 부담감이 오히려 더 큰 스트레스로 다가와서 나는 그저 회피하기 바빴고, 회피를 하다 하다 결국엔 대학이 너무 가기 싫어졌었고, 내가 좋아했던 찬양팀이나 봉사활동에서 사람들을 만나는 것에만 관심을 가졌었다.

그런 내가 답답하고 불안했는지 공부하라는 말을 거의 하지 않았던 엄마도 대학은 가야 하지 않겠냐고 잔소리를 하기 시작하셨다. 엄마는 “백 명의 사람들이 줄 서 있으면 일등과 꼴등이 있어. 그리고 나도 알고 너도 알다시피 너는 아마 꼴등일 거야. 하지만 하나님께서 ‘뒤로 돌아!’하고 한마디만 하시면 꼴찌에 선 너도 일등이 될 수도 있어.” 그리고 “네가 백으로 해야 하나님도 백을 주신다.”라고 말했다. “어차피 네 성적으로 어디에든 합격하기 어려울 것 같으면 이왕이면 좋은 곳에 지원을 해봐.” 나는 그때 무슨 자신감이었는지 모르지만, 엄마의 말대로 좋은 대학 6곳에 지원을 하고, 혹시나 하고 합격 가능성이 있는 학교 한 곳에 지원을 했다. 감사하게도 하나님의 은혜로 기적같이 지원했던 좋은 대학 여섯 군데에 모두 합격을 했다. 그리고 가능성이 있다고 지원했던 대학에서는 아무런 연락이 없었다. 솔직히 나는 엄마가 말한 백을 다한 것 같지는 않았다. 반강제적으로 내가 할 수 있는 하나만을 한 것 같다. 하지만 하나님은 내가 백중에 열을 하든 하나를 하든 나의 작은 무엇이든지 사용하여 주신다는 것을 느꼈다.

누군가 나와 비슷한 상황에서 스트레스를 받는 고3 MK가 있다면 너무 절망하거나 힘들어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내 경험을 말해주고 싶다. 나와 같이 부족한 사람도 선하게 인도해 주시고 대학에 갈수 있는 길을 열어주신 하나님께서는 반드시 그에게 좋은 것으로 베풀어 주실 것이다. 대학을 준비하는 모든 MK들 파이팅!

글 김소은 (김베남, 황사라 선교사의 자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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