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C 전북지부 본부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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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C 선교회 전북지부가 탄생한 지 10년이 지났다. 작년 말쯤 10주년 기념 예배를 드리며 행사를 진행하는 중에 이런 질문이 있었다. ‘나에게 WEC이란 무엇인가?’ 질문을 받고 답했다. ‘나에게 WEC이란 덫이다. 걸렸는데 좀처럼 빠져나오기가 쉽지 않다.’ 전주에서 20년 사역하면서 목회 외에는 소질이 없어 아무런 직함이 없었는데, 10년 전 전북지부를 설립하면서 맡았던 전북지부 이사장이란 직에서 목회 은퇴 후에도 아직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WEC과 함께하면서 소속 선교사님들과 한국본부 사역자 중 알고 있는 분들이 좀 있는 편인데, 분들을 만나 대화하면서 “본부 사무실을 한 번 방문해야 하는데…”라고 운을 뗀 적이 몇 번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리고 마침내 지난 1월 중순에 10년 만에 처음 WEC한국본부를 방문하게 되었다.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다가 처음 방문했다는 얘기를 들은 어떤 선교사님이 충격이라고 한다. 처음일 리가 없다고 생각한 모양이다.
전북지부가 이번에 한국본부를 방문해서 선교사님들 식사 대접을 하려고 했는데, 한국본부 이사장님의 방문 일정과 겹쳐, 오히려 대접을 받았다. 인생에서 타이밍은 정말 중요하다는 사실을 다시 깨닫는다. 한국본부의 사역에 대한 설명을 듣고 또 보면서 내가 사역했던 교회 단기선교 표어가 생각났다. ‘가보면 압니다.’ 가보니 한국본부와 사역이 많이 이해되었고, 어떤 분은 ‘네 기둥 세미나’ 때보다 더 이해하기 쉬웠다고까지 한다.
나에게 인상적이었던 것은 30명이 넘는 선교사님들 사역의 현장을 눈으로 확인하는 것이었다. 대부분 선교단체는 수수료를 떼어 본부를 운영하거나 본부 직원들에게 사례를 하지만, 이분들은 선교지에서 한국으로 돌아오면 이제 선교사가 아니라며 지원을 끊는 현실일 텐데 각자 자비량으로 필요한 현장에서 네 기둥으로 받들어 섬기는 모습에 울컥했다.
다음은 함께 방문했던 지부 식구들의 소감이다.
“그분들의 헌신적인 섬김에 깊이 감동하였고, 특히 직위의 높고 낮음 없이 가족처럼 서로 사랑하며 지내는 모습이 더욱더 인상적이었습니다. 이번 방문은 하나님께서 주신 값진 메시지로 다가왔으며, 그로 인해 큰 은혜를 받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 전윤희 이사
“화려한 건물이나 큰 능력을 갖춘 사람이 아닌, 하나님을 사랑하는 겸손하고 순수하며 따뜻한 사람들을 통해 하나님 나라가 세워진다는 원리를 다시금 되새길 수 있었습니다. 이 시간을 통해 나 역시 하나님 나라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깊이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 최혜미 집사
“WEC에 대해 더 많은 이해를 하게 되고 본부 선교사님들의 헌신에 감동 받았다며 오기 잘했다고 말씀해 주셔서 준비한 사람으로서 보람을 느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본부 사역의 소중함을 다시금 체험하는 시간이었습니다.” – 김경주 지부장
선교는 사명이기 전에 존재 이유이다. 하나님이 우리 생명을 거두지 않으시고 존재하게 하신 이유, 이 땅에 교회를 존재하게 하신 이유는 선교하라고 그런 것이다. 그래서 나는 언제든지 이렇게 사람들에게 전한다. 선교지에 나갔다가 국내로 들어왔다고 해서 선교비를 끊지 말라고, 성령이 이르시고 교회를 도구로 삼아 선교사를 파송하는 건데 사람이 하는 것으로 착각해서 선교사 섬기는 일에 실수하지 말라고, 선교사는 소똥으로 집 짓고 사는 게 아니라 잘 살아야 안전하게 장기적으로 사역도 잘하는 법이라고, 선교사 파송해 놓고 몇 개월 안에 센터를 짓거나 교회를 짓거나 하는 가시적인 사역의 열매가 없다고 다그치지 말라고, 선교사가 선교지에 사는 것만으로도 선교하는 거라고 열심히 선교를 독려하고 다니는 중이다. 이번 한국본부 방문은 오랫동안 여운이 남는 유익한 방문이었다. ‘언제 먹을 것을 보내야 하나?’wec
글 정용비 (WEC전북지부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