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ssionary Kid; 선교사 자녀)가 된다는 것은 세상 사람들이 평범하다고 여기는 것들을 포기해야 합니다. 평범한 학교생활, 평범한 일상, 친구, 가족, 이웃 등등이 있습니다. 저도 많은 MK들과 마찬가지로 한국 사람들이 사는 평범한 일상을 너무나도 부러워했습니다. 제 주변에 친구라고는 선교사님들뿐이었고, 학교생활은 축구를 하는 게 목적이었습니다.
하루는 저희 가족과 아빠의 친구 가족이 함께 집에서 대략 20분 떨어져 있는 초라한 축구장에 갔습니다. 거기에서 저희들은 자전거를 타고, 부모님들도 좋은 시간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멀리서 가나 사람 두 명이 잔디를 베는 칼을 가지고 천천히 걸어왔습니다. 늘 있는 일이니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있었지만 아주 큰 오산이었습니다. 이 사람들은 저희 아빠에게 다가가서 칼로 위협하며 아빠의 핸드폰을 뺏으려고 했습니다. 저희 아빠가 순수하게 뺏길 사람은 아니죠? 아빠는 그들에게 저항하다가 칼등으로 왼쪽팔을 맞고 핸드폰을 뺏겼습니다. 그때가 저희 가족이 가나에서 산 지 1년 차였을 때였네요. 초등학교 3, 4학년이었던 저에게는 정말 큰 충격이었습니다.
이 밖에도 힘들었던 점들이 많았지만, 좋았던 점들도 넘칩니다. 그 좋았던 점들 중에 몇 가지를 말씀드리겠습니다. 한국에서는 도시의 탁한 공기가 하늘을 덮어 별을 몇 개밖에 볼 수 없었는데, 가나의 밤은 너무나도 화려하고 눈이 부십니다. 수천 개, 아니 수만 개의 별들이 온 하늘을 뒤덮어 눈부시게 아름답다는 표현이 어떠한 느낌인지를 온몸으로 실감할 수 있습니다. 또한 다양한 종류의 과일들을 1년 내내 즐길 수가 있어서 너무나도 좋았습니다. 케냐에서는 하나님께서 하나하나 손수 지으신 동물들과 대자연에서 가족들과 함께 차를 타고 드라이브할 수 있었던 것도 정말 감사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케냐 학교에서 생애 처음으로 사귄 나의 진짜 친구로 인해 너무나 감사했습니다. 어렸을 때는 남들이 누리는 것들이 저에게는 없어서 늘 원망했었는데, 지금 돌아보면 하나님께서 넘치는 은혜로 함께 하셨음을 느낍니다. 내게 주신 모든 것으로 인해 하나님께 감사한 마음뿐입니다. wec
글 양지석(양광균, 김정림 선교사 자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