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희가 살고 있는 곳은 경상북도 포항입니다. 지난 2월 중순, 코로나19가 대구에서 갑자기 크게 확산되면서 저희 지부는 2월 정기기도회를 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면서 사역들도 갑자기 멈추게 되었습니다. 한두 달 지나면 회복되겠지 했는데, 바이러스의 전염이 계속 이어지면서 상황이 좀처럼 멈출 것 같지 않았습니다. 당장 정기기도회를 못하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언제 끝날지 모르는 이 상황을 바라보며 끝나기만을 무작정 기다릴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단은 정기기도회에 참여하는 이들을 중심으로 안부 전화를 자주 하면서, 서로 시간이 될 때 사람들이 많이 모이지 않는 곳에서 방역 수칙을 지키며 개별적인 만남을 가졌습니다. 때로는 서로의 개인적 행사 자리에 참석하여 만남의 시간을 갖기도 했습니다. 지부 이사님인 김석기 목사님이 담임하는 말씀이 샘솟는교회 설립예배에는 이사장님과 이사님들이 함께 참여하여, 예배 후 지부에 대한 일들도 함께 의논할 수 있었습니다. 주로 골방기도모임과 정기기도회, 그리고 지부 가족들의 상황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지부 창립 때부터 지금까지 기도회 장소로 교회를 사용하도록 도움을 주었던 포항 충진 교회에 5월 중순 담임 목사님이 새로 부임하게 되어 이사장님과 이사님들이 함께 만나는 자리가 있었습니다. 이때 6월부터 기도회 장소로 사용이 가능한지 문의를 했고, 당회에서 좋은 쪽으로 결정할 것이라는 답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충진교회는 박찬규 경북지부 이사장님이 은퇴하기 전까지 교장으로 4년 동안 근무하던 이동고등학교 바로 옆에 위치해 있으며, 지금까지도 좋은 관계를 이어 왔습니다. 지부의 유일한 골방기도모임인 ‘충진골방’에 참여하는 이들은 충진교회를 헌신적으로 섬기고 봉사하는 사람들이기도합니다.
“언제 골방기도모임을 합니까?” “언제 정기기도회를 합니까?” 골방과 정기기도회에 참여하는 이들이 자주 이런 질문을 해왔습니다. 저희는 기도 가운데 고심하면서 적합한 날짜와 장소를 정하기 위해 의논했습니다. 드디어 6월 중순에 골방기도모임을 신재천 이사님이 매주 이주민을 위해 사역하는 캄보디아 문화원에서 다시 시작하여, 그 후 지부 사무실에서 모임을 하고 있습니다. 비록 모이는 수는 적지만, 지금까지 4년 동안 지속적으로 이어올 수 있었습니다. 골방모임 중에 ‘선교지 탐방’시간을 통해서 선교지에 있거나 안식년으로 한국에 입국한 선교사들을 ZOOM(줌)과 카카오톡 화상 채팅을 통해 만나고 있습니다. 약 40분 정도 화상을 통해서 선교사들과 골방가족들이 만나며, 코로나 시대에 또 다른 방법으로 부어주시는 하나님의 은혜를 경험하고 있습니다. ‘선교지 탐방’ 시간을 다른 골방 모임들에게도 적극 추천합니다. 이 시간을 위해 선교사들을 미리 섭외해야 하는 수고가 조금 필요하지만, 은혜는 그 이상입니다.
6월 정기기도회를 다시 시작하면서 시간과 순서가 많이 축소되고 변경되었습니다. 참석하는 사람들은 방역 수칙에 따라 발열 체크, 방문자 기록, 손 소독을 하도록 했습니다. 선교사들을 위해 기도하고자 그룹별로 모였던 것은 그냥 앉은 자리에서 기도하기로 했습니다. 또한 기도회를 마치고 간식을 나누며 친교 시간을 가졌던 전과는 달리 바로 귀가하도록 하였습니다. 비록 친교의 시간을 갖지 못하지만, 참석한 이들을 위해 각자 가정에서 가족들과 같이 먹을 수 있도록 고은영 선교사는 정성껏 간식 도시락을 준비하여 나누었습니다.
나중에 정기기도회를 다시 시작하니 어떤지 참석했던 이에게 물으니, “선교지에 대한 상황을 좀 더 구체적으로 알고 기도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하나님께서 선교지에서 어떻게 역사하고 계시는지 알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라고 했습니다. 비록 전보다 절반가량의 모임 시간이 줄었지만 간절한 만큼 감사한 시간이었습니다. 요즘은 각별히 모임을 위해 전보다 더 세밀하게 준비하고 확인해야 하는 것들이 생겼습니다. 저희의 경험을 통해 얻은 노하우를 다른 지부를 위해 몇 가지 적습니다. 매일매일 코로나 상황이 바뀌고 있기 때문에 기도모임 장소를 제공하는 교회에 사용이 가능하진 모임 전날까지 확인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방역을 위해 안전거리를 유지할 수 있는 수의 사람이 참석하는 것이 필요하기에 정기적으로 참석하는 정규 멤버로 진행하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가급적 타지역이나 새로운 방문자는 이 시기에 모임에 참여하는 것을 자제하도록 하는 것도 좋겠습니다. 선교지 보고나 말씀 나눔을 위해 선교사를 초대할 경우에는 해당 선교사의 코로나19에 대한 안전한 건강상태를 분명하게 확인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코로나 사태로 인해 많은 것에 제한을 받고 있으나, 기도 가운데 주시는 하나님의 은혜는 결코 제한적이지 않음을 믿습니다.
글 이희남, 고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