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 까미노(Walking El Camino)

by wecrun

엘 까미노(Walking El Camino) 그 부르심의 여정

‘내가 곧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니 나로 말미암지 않고는 아버지께로 올 자가 없느니라’

  기도 중에 2021년은 실패의 시즌이 될 것이라는 마음을 주셨다. 마음의 준비를 했음에도 계속 되는 실패에 지쳐갔다. 실패의 경험이 반복될수록 늘 어디론가 도망치고 싶은 마음이 차올랐다. 2022년 새해, 새로운 말씀으로 하나님께서 다시금 꿈과 소망을 주셨다. 그 때 발견한 엘 까미노 프로그램, 걸으면서 하나님과 얘기하고 싶었다.
  근데 또 그냥 걷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예수님을 전할 수 있다는 생각에 더할 나위 없이 좋다고 생각했다. 이 또한 하나님께서 보내시지 않으면 멈추고, 하나님께서 보내시면 가는 거라는 마음으로 지원했다. 인터뷰가 있던 날, 인터뷰는 하나님께서 얼마만큼 사랑으로 나를 이끌어 오셨는지를 스스로 고백하는 시간이었고 그날 저녁 선교사님이 챙겨주신 런 매거진의 이야기들을 읽으며 교제하는 가운데 선교사로서 부르심을 확실히 하셨다. 그러면서 내가 어떠한 자격이나 자질을 갖춘 것에 확인이 아닌 꼭 필요한 한 가지가 있다며 질문하셨다. ‘너는 내 말에 순종할 마음이 있니?’였다. 하나님을 사랑하지만 세상도 너무 사랑했기에 내가 원하는 것만 하고 취하고 싶었다. 그날 이후 하나님께서는 나의 정체성과 부르심을 견고히 하시며 엘 까미노를 준비시키셨다.

엘 까미노를 걸으며 하나님이 창조하신 자연의 아름다움에 감탄하고 놀랐다. 하나님도 우릴 지으시고 얼마나 기뻐하셨을까 싶었다. 그러나 30km의 까미노는 발바닥의 물집과 발목의 아픔에 집중하게 했다. 걷지 못할 것 같은 날도 팀원들의 기도로, 하나님의 능력으로 걸었다. 느린 나의 걸음 때문에 뒤쳐지진 않을까 걱정하던 나에게 하나님께선 ‘빨리 가지 않아도 된다, 빨리 가는 것보다 나와 함께 걸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셨다. 그 다음날 이것을 팀원과 나누면서 늘 ‘빨리요, 빨리요 주님’하면서 나의 모든 시즌이 빨리빨리 지나가길 구했던 나의 기도들이 생각나면서 눈물을 쏟아냈다. 나의 달려갈 길과 목적지는 너무나 분명한데 뭐가 그렇게 급했을까 싶었다. 그리고 그 다음날은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영혼을 만나 교제할 수 있었다. 걸음이 느려 식당이나 호스텔에서 교제했는데 걸어가며 하나님에 대한 이야기를 할 수 있었다. 만나게 하시고 기도하게 하신 영혼들을 통해, 하나님께서 정말 이들을 찾고 계심을 느꼈다.

La fuente 호스텔사역을 시작하면서 드린 기도처럼 나의 힘이나 다른 이들의 인정과 칭찬이 아니라 정말 하나님의 사랑에 힘입어 섬겼던 시간이었다. 육은 피곤했지만, 영혼은 정말 기쁘고 즐거웠다. 정말 웃기게도 내가 주방에서 일하는 날엔 순례자들이 10명 이상 이어서, 밥을 20인분해야 했다. 감당할만하니 이렇게 보내주시는 거겠지란 생각에 감사했다. 밥을 먹고, 나눔을 하며 이 모든 영혼들이 너무 귀하다고 느꼈다. 그리고 서로의 이야기를 들으며 우리에겐 참 진리요, 길이고 생명이신 예수그리스도가 절실히 필요함을 깨달았다. 이들도 예수님을 종교적으로 알거나 신적인 존재로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친구이자 아버지이신 주님’과 친밀히 교제하는 기쁨을 알고 누리면 좋겠다. 함께 나눴던 우리 팀의 이야기들이 순례자들의 마음과 생각 가운데 남아 계속 묵상되길 바라며, 길을 걸으며 그렇게 찾던 인생의 답, 예수그리스도를 만나길 기도한다.

중보기도하며 걷는 마지막 일정 가운데 이 땅을 향한 하나님의 마음과 잃어버린 영혼을 향한 아버지의 마음을 부어주시고 기도하게 하셔서 감사했다. 그리고 그 길 가운데서 하나님께 나를 더 온전히 드리고 싶다는 마음을 주심에 감사했다. 그러나 여전히 세상 속에 살아가기에 영원하지 않은 것,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인 것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내 마음을 빼앗기도 하겠지만 하나님과 늘 교제하며 사랑으로 부르시는 그분의 부르심 앞에 나도 사랑으로 순종하며 나아가고 싶다. 유일한 길, 진리, 생명이신 예수님을 따라!

 

글 김보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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