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선교로의 초대
MZ 세대의 대표 스타인 한 래퍼의 유튜브 채널명이 [차린건 쥐뿔도 없지만]이다. 작은 공간에서 소박하게 음식을 차려 놓고 게스트를 초대하는 일종의 토크쇼이다. 말 그대로 차린건 쥐뿔도 없지만 다양한 이들과 함께 만들어내는 다채로운 호흡이 재미있다.
단기선교에 대한 글을 쓰려고 하니 문득 ‘아… 열방에 하나님이 차려놓으신 것은 참 많은데, 왜 청년들이 가지 않고 맛보지 않는 것일까’ 생각하게 됐다. 복음서에 큰 잔치를 베풀었는데 손님들이 오지 않아 주인이 종들을 시켜 길거리에 있는 사람들을 불러 잔칫집을 채우는 장면이 있다. 심지어 마태복음은 그 잔치를 임금이 아들을 위해 준비한 혼인 잔치라고 기록했다. 어쩜 이런 잔치에 사람들이 저마다의 핑계로 오지 않을 수 있는지 의아하지만, 복음서에서나 지금이나 사람들은 저마다의 계획과 일정으로 가득 차 있고 잔치에 오는 것이 쉽지 않아 보인다. 선교는 하나님이 하신다. 하나님께서는 그분의 목적대로 이 땅에 이미 이루신 하나님의 나라를 때에 따라 완성하실 것이다. 우리는 이 일에 하나님께서 열방 가운데 하시는 놀라운 일을 보는 영광스러운 특권의 자리로 초청받았다. 하나님은 온 땅을 돌보시는 크고 위대하신 분이시며, 동시에 세밀한 다정함으로 작고 연약한 우리의 존재까지 돌보시는 분이시다. 우리는 선교를 통해 복음이 능력 있고 살아있음을 볼 것이며, 하나님 나라가 확장되어 가는 놀라움을 볼 것이다. 또한 낯설고 안전장치가 없는 장소에서의 나를 마주하고, 관계를 들여다보는 과정 속에서 하나님을 만나 누리게 되며 성숙이라는 은혜를 맛볼 것이다. 그 시작은 [단기선교]이다. 단순히 여행자의 마인드로 걱정 없이 행복하기만 하다 돌아오는 기간이 아닌, 최소 6개월 이상의 시간을 선교지에서 살아가는 것이다. 그 시간 동안 언어와 문화를 배우고, 일상의 루틴을 경험해 보고, 그 땅의 주민이 되어 살아가는 경험을 통해 말 그대로 삶을 살아내며 이후의 걸음에서 선교의 부르심 앞에 어떤 역할로 살아가야 할지 발견해 가는 과정이다.
단기선교 이후 장기선교사로 헌신하는 삶은 귀하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삶 또한 귀하며, 그들의 삶이 이전과는 같을 수 없다. 열방 가운데 살아계신 하나님을 경험한 이들이라면 어디에서 어떤 역할로 살아가든 그들의 삶은 하나님 나라를 위한 빛나는 순간들이 될 것이다.
우리에게는 “용기”와 한 발자국의 “걸음을 옮기는 것”이 필요하다. 더불어 이것은 단순히 청년 한 사람의 결단만으로 되지 않는다. 오늘을 살아가는 청년의 삶은 참 팍팍하다. 부유한 세대를 살고 있지만 생존을 걱정하는 세대이다. 교회와 단체, 청년들의 결단이 더불어 함께 필요하다. 우리가 가르치고 배운 믿음 대로 살아가는 결단도 필요하다.
오늘도 하나님은 열방 가운데서 한상을 크게 차려두시고 우리를 기다리신다. 갈급한 자들, 그 맛을 아는자들, 용기 있는 자들이 와서 먹을 것이다. Come and Enjoy!
글 석지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