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들아 머리 들어라

by wecrun

 기도 여정을 6주 앞두고, D국 여행 시 지불해야 하는 세금이 50% 감면되었다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지난 기도 모임에서 한 친구가 여행 재정을 위해 정부 세금이 조정되길 기도했을 때, ‘이 친구의 믿음이 크다!’ 생각했었는데 ‘정말 이렇게 응답해 주신다고?’ 감사와 놀라움이 밀려왔습니다. 이렇게 주님께서는 필요한 재정을 채우시기도, 요구되는 재정을 조정하시기도 하시며 당신께서 이 여정을 기뻐하신다는 표현을 아끼지 않으셨습니다.

 각자의 부르심을 따라 NP에서 사역하고 있는 동역자 네 명 (A, H, J, S)이 D국 기도 여정을 위해 각자 기도하기 시작했습니다. 인간적으로 생각하면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아버지의 때였고 부르심이었기에 마음이 모아졌고, 시기가 결정되었습니다.떠나기 3주 전부터는 집중적으로 아버지의 뜻을 듣고자 돌아가며 금식하고 기도에 힘썼습니다.

 처음에는 D국 역사 가운데 종교적으로 견고한 진들을 방문하며 기도해야 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준비하는 기간에 이 나라의 입법, 사법, 행정, 종교를 담당하는 정부기관들을 위해 기도하라는 마음이 부어졌습니다. 정치와 종교가 분리되지 않은 채, 국가의 중요한 결정들이 B교의 강력한 영향력 아래 좌지우지되고 있는 것을 볼 때, 이 견고한 진들을 향해 말씀을 선포하는 것이 우리의 부르심임을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문들아 너희 머리를 들지어다 영원한 문들아 들릴지어다  영광의 왕이 들어가시리로다             영광의 왕이 누구시냐 강하고 능한 여호와시요 전쟁에 능한 여호와시로다” (시24:7-8)

 언어 교사인 G의 소개로 믿는 가이드와 운전기사를 만나게 되면서 차 안에서 마음껏 찬양하며 예배 할 수 있었고, 관광객이 전혀 찾지 않는 정부기관 건물 밖을 은밀히 걸으며 기도할 수 있었습니다. 건물 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 곳이면, 다른 가이드와 관광객들은 모여 다니며 설명을 듣는 것에 반해, 우리는 각자 동, 서, 남, 북으로 흩어져 걸으며 말씀을 선포했습니다. 주께서는 최적의 상황을 허락하시고, 사람들의 눈을 가리셔서 보호하시며, 생각지도 못한 곳을 방문하고, 꼭 만나야 할 사람을 만나게 하시는 등 친히 모든 필요의 해답이 되어 주셨습니다!

 짧은 4박 5일이었지만 ‘이보다 더 완벽할 수 없는 주님의 일정’이었습니다. 우리가 곳곳에서 선포한, 그 살아있는 하나님의 말씀이 이 땅의 견고한 진들을 흔들었을 뿐 아니라, 되돌릴 수 없는 영적인 지각변동을 가져왔다고 믿음으로 고백합니다. 그리고 그 믿음의 고백을 격려해 주시듯, (이 글을 쓰는 시점에서) 바로 오늘 팀의 한 유닛이 장기 비자를 받았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할렐루야! 오랫동안 꿈쩍하지도 않던 큰 바위가 조금씩 흔들거리며 움직이는 느낌입니다. 주님의 때가 찬 것일까요!

 개인적으로는 4년 만에 다시 찾은 D국. 누군가 4년 전 방문했을 때에 비해 뭐가 가장 변했는지 물어왔는데 이 땅을 향한 마음도, 주님을 향한 마음도 더 간절해지고 깊어진 걸 보면 가장 많이 변한 것은 저인 것 같습니다. 약속을 주신 분도 주님이시고, 이루시는 분도 주님이신 것을 이 기다림의 시간이 없었으면 절대 배울 수 없었을 것이고, 주님의 때가 가장 완전하다는 것 또한 내가 원하는 때가 이루어지지 않는 실패를 경험하지 않고는 몰랐을 테니까요. 실로 부르심을 받은 이후의 오랜 기다림은 견고하게 닫혀 있는 문을 바라보던 저의 시선을 역사를 주관하시고 때를 결정하시는 주님께로 옮겨 놓는 시간이었습니다.

 저는 이번 여정을 통해 주어진 기회로 문을 두드리고 기다리는 중입니다. 마치 끝까지 열리지 않은 홍해 한가운데를 걷고 있는 것 같습니다. 걸어온 길을 돌아보면 분명히 마른 땅인데, 앞에 보이는 건 아직 갈라지지 않은 바다입니다. ‘더 이상 열리지 않으면 어떡하지?’ ‘바닷물이 지금이라도 다시 쏟아지면?’ 생각의 공격들 가운데 여행 중 주신 말씀(계3:7-8)을 믿음으로 붙잡고 갑니다. 멈추지 않고 일하시는 주님의 성실하심이 이 땅의 문을 여실 것입니다. 아무도 그 수를 셀 수 없을 만큼 큰 무리 가운데 이 민족이 함께 서 있을 것을 인해 주께 모든 감사와 영광을 드립니다!

거룩하고 진실하사 다윗의 열쇠를 가지신 이 곧 열면 닫을 사람이 없고 닫으면 열 사람이 없는

그가 이르시되 볼지어다 내가 네 앞에 열린 문을 두었으되 능히 닫을 사람이 없으리라”(계3:7-8)

                                                                                                                                                                                                          글 배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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