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C 선교회의 중동지역 사역 팀 중의 하나였던 Y팀은 의료사역을 중심으로 25명 정도의 사역자들이 Y 국 북쪽의 한 지역을 중심으로 40여 년 동안 사역했던 팀이었습니다. 그 당시 Y 국 무슬림은 수니파와 시아파의 비율이 6대 4 정도로 남쪽은 주로 수니파가, 북쪽에는 주로 시아파 무슬림들이 거주하고 있었고, 오랜 기간 두 종파 간의 반목이 지속되었습니다.
2001년 미국 9.11사태 후에는 시아파 반군들이 북쪽의 S 시를 중심으로 정부에 대항해 게릴라전을 치르면서 국가는 점점 불안정해졌고, 특별히 Y팀이 사역하던 S 지역은 시아파 반군의 근거지였던 관계로 다른 지역에 비해 치안이 더욱 불안정하였습니다. 주민들도 두 갈래로 나뉘어 한쪽은 정부를 지원하고, 다른 쪽은 반군을 지원하여 여러 해 동안 정치적, 사회적으로 어수선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2009년 6월 12일), 팀 멤버 9명(어른 6명과 어린이 3명)이 무장 괴한에게 납치되는 비극적인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그 후에는 안전 문제로 더 이상 사역을 지속할 수 없었기에 Y팀의 모든 멤버는 S 시에서 철수하여 일부는 자신들의 본국으로 돌아갔고, 일부는 다른 나라로 사역지를 옮겼으며, 몇 명은 Y 국에 남았지만 사역을 계속하기 위해서는 남쪽의 섬 지역으로 옮겨야 했습니다.
그로부터 14년이 지난 2023년 6월, 오랫동안 Y팀의 리더였고, 현재는 은퇴해 유럽에 살고 있는 선배 선교사님께서 그 당시의 Y팀원들에게 보내준 이메일의 내용을 아래 소개하고자 합니다.
‘편지의 전문’
14년 전(2009년) 6월12일 Y국에서 사역하던 저희 동료 9명이 그 운명의 금요일에 무장 괴한들에게 납치되었습니다. 납치된 9명 중에 G국 출신 사역자 가정의 L과 A만이 살아 돌아왔고 나머지 7명은 결국 순교하셨습니다. L과 A는 당시 5살과 3살이었는데, 이제 19살과 17살이 되었고 G국에서 외삼촌 가정의 돌봄을 받으며 잘 지내고 있습니다. 그 납치 사건은 14년이 지난 오늘까지도 우리들의 마음에 아픈 기억으로 남아있지만, 최근에 우리는 Y국 사람인 F를 만나 이 끔찍한 범죄가 어떻게 하나님의 구원의 사역에 사용되었는지를 듣는 감동의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2009년 납치 사건 당시 F는 납치장소와는 멀리 떨어진 곳에 살고 있었지만 TV와 몇몇 신문에 난 뉴스를 통해 그 사건을 알게 되었습니다. 자신의 나라에 와서 병들고 궁핍한 사람들을 돕기 위해 봉사하던 선한 사람들이 납치되었고 그 중에 일부는 살해당했다는 소식에 마음이 너무 아파 이맘(이슬람 종교 지도자)에게 찾아가 자신의 마음을 이야기 했지만, 이맘은 그런 범죄에 대해 별로 신경 쓰지 않았습니다. 그 모습에 그는 이슬람에는 진리가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더 이상 그 종교를 믿지 않기로 작정을 했습니다.
그 후에 그는 한 번도 기독교인을 만난 적이 없었지만 인터넷을 통해 성경을 읽기 시작했고 잘 이해되지 않는 구약을 겨우 지나고, 마태복음 5장과 6장(산상설교)을 읽을 때에 하나님께서 그의 마음을 만지셨습니다. F는 이 부분을 읽는 동안 소름이 돋았다고 말했습니다. 예수님 안에서 진정한 진리를 찾은 것이었습니다.
F는 새로운 진리를 발견한 것이 너무 기뻤기 때문에 주변의 사람들에게 예수님에 대해 이야기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그 결과는 심각한 생명의 위협을 받는 것이었습니다. 그리하여 그는 그의 나라를 떠나야 되는 상황에 이르렀고, 천신만고 끝에 유럽으로 탈출하게 되었습니다.
유럽에 도착한 그는 신앙이 자라도록 도울 친구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그가 유럽에 온 후 수 년 동안의 매우 힘든 과정을 통해 그의 부인과 자녀들도 유럽으로 빠져나올 수 있었고, 얼마 후에 그의 가족 모두는 함께 세례를 받게 되었습니다. 또한 그를 통해 그의 친척 여러 명도 예수님을 영접하는 은혜가 임하게 되었다고 했습니다.
F는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하나님께서는 당신의 사랑하는 동료들의 비극적인 죽음을 통하여 저와 제 가족에게 생명을 주신 것입니다!”라고 고백했습니다. 비록 우리들에게는 아직까지도 마음이 아픈 사건이지만, 그 일들을 통해 새로운 일을 행하시고 죽음을 통해 얻어진 생명을 보게 하심에 감사드립니다.
글 이정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