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의 북부 모술은 ISIS의 공격으로 폐허가 되었고, 현지의 그리스도인들도 대부분 떠난 상태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 땅에서 사역하는 데는 두려움이 따르지만, 복음이 다시 들어가 이들의 삶이 회복되어야 한다는 사명을 가지고 사역하고 있다.
한동안 이라크의 바그다드, 모술, 바스라(정치적인 이유로 이 지역을 남부로 통칭함)로 들어가는 장·단기 비자를 받기 어려웠지만, 2022년 교황의 이라크 방문을 계기로 외국인들이 두 달간 체류 가능한 비자(Arrival Visa)를 받을 수 있게 되었다. 이에 따라 이전 ISIS의 거점이였던 모술(성경의 니느웨)을 비롯한 남부 지역 방문이 가능해졌고, 그곳에서 기도하며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열렸다.
중동의 70% 이상의 사람들이 실제로 그리스도인을 만난 적이 없으며, 이슬람 사회에서는 종교적인 질문조차 허용되지 않는다. 이러한 사회적인 분위기가 있다 보니, 인터넷을 통해 예수를 영접한 이라크 사람들도 두려움으로 인해 지역교회와 연결되어 세례를 받는 것을 거절하는 일이 종종 발생한다. 이 땅의 무슬림들이 예수를 믿는 신자들과의 만남을 통해 삶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성령께서 주시는 답을 발견하기 위해 우리들의 많은 기도가 필요하다.



2011년 시리아 내전 이후 많은 시리아 쿠르드인들이 터키, 레바논, 이라크로 피난 와서 난민촌에 살고 있다. 우리가 사역하고 있는 다후크에는 14개의 난민 캠프가 있고, 2014년 ISIS의 신자르 공격 이후 그곳에 있던 예지디 난민들도 이곳에 흩어져 지내고 있다.
예지디 쿠르드인들은 2014년 ISIS가 침략하기 전까지 알려지지 않은 종족으로, 신자르의 산자락에서 공작새 신(따우스-사탄 숭배자라고도 함)을 믿으며 조용히 살고 있었다. 그러나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에게 우상숭배자로 낙인 찍혀 여성은 납치되고 남성은 학살당했다. ISIS의 신부로 끌려간 10-12세의 소녀들은 몸종으로 지내다 13-14세에 아이를 낳고 살다가 겨우 구출되기도 했지만, 어떤 이들은 자녀를 그리워하며 다시 돌아가려 하고, 어떤 이는 깊은 상처 끝에 스스로 생을 마감하기도 한다. 감사하게도 세상과 접촉이 없던 그들에게 구원의 손길을 보내시는 하나님의 은혜로 많은 이들이 예수를 믿고 제자로 살아가고 있지만, 그들이 원래 살던 신자르로 돌아가는 것은 여전히 힘들다.
난민촌의 삶은 고립과 긴장, 질투와 자살로 이어진다. 그들에게는 인샬라(하나님의 뜻대로)를 되뇌며 하루 6~7달러를 벌기 위해 새벽부터 오이, 토마토, 수박을 따러 나서는 것이 일상이다. 난민 사역은 그들의 삶 속으로 들어가야 하는 일이며, 많은 도전이 따른다. 이 사역의 궁극적인 소망은 난민들이 기술을 익히고, 일하며, 복음을 듣고 복음으로 살아가게 되는 것이다.
우리는 NLC(www.newlifecompassion.org)라는 NGO를 이곳에 등록했고 이를 통해 예지디와 시리아 난민들을 만나고 있다. 영어, 컴퓨터, 기술 교육, 트라우마 치유 등을 통해 그들에게 삶의 길을 열어주고자 한다. 청년들에게는 매니큐어, 풍선아트 등을 가르치고 있고 재봉도 가르치기 위해 준비 중이며, 알마시라(Al Massira)라는 무슬림을 위한 성경 교재 영상 툴을 통해 그들과 함께 성경을 공부한다.
이 중동 땅에서 NGO로 섬기는 우리의 사역은 떡 덩어리에 넣은 적은 누룩과 같은 것이다. 우리가 하는 일은 주님께 중동의 영혼들을 중보기도로 올려드리며, 이들의 아픔을 품는 것이지만, 우리를 부르시고 선교의 사명을 주신 하나님이 우리의 기도와 사역을 사용하셔서 중동 땅을 변화시키실 것이다.
비록 가진 건 없지만 순수한 마음을 지닌 사람들, 우리가 그들을 만날 때, 그들의 마음에 영적 수술이 시작되고 빛이 비춰지기 시작할 것이라 믿는다. 이를 위해 우리는 매일 기도하며, 깊은 우물에서 물을 길어 올리듯 사명을 감당해 나가고 있다.
오늘도 우리 앞에 놓인 도전을 향해 믿음으로 선포하며, 이 땅에서 순종의 걸음을 걷는다. wec글
안순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