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훈련이 필요하다

by wecrun

 얼마 전 선교지에서 리더로 섬기는 WEC선교사들을 훈련(LEAD)하는 7일의 의미 있는 시간을 가졌다. 30여 명이 모인 모임에서 필자는 현장에서 섬기는 선교사들의 목소리를 듣게 되었다. “선교사를 현장으로 보낼 때, 선발을 신중하게 하고 훈련을 충분히 시켜서 보내주시면 좋겠어요”라는 요청이 리더를 맡고 있는 선교사들의 공통적인 목소리였다. 제대로 훈련되지 않고 선교지로 온 선교사 한 명으로 인해 선교지가 고통스럽다는 다소 극단적인 이야기도 들었다. 필자가 선교지에서 경험한 것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사실, 본 선교회는 국내에 있는 선교사 파송 단체 중 훈련하는 데에 가장 많은 시간을 들이는 단체 중의 하나이다. WEC은 1차 허입 후 선교사 후보생이 된 이후로부터 선교지로 향하기까지 대체로 수 년이 걸린다. 이러한 이유로 필자는 WEC선교회 소속 선교사로 나가려면 시간과 노력이 너무 많이 들어간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는다. 또 ‘이렇게 선교사 발굴이 어렵고 힘든 상황에서 과연 우리 선교회가 살아남을 수 있을까?’라는 염려의 목소리도 있다.

 선교사를 파송하는 교회의 입장에서도 선교사 훈련생을 장기간 후원하고 돌보는 것이 쉽지 않다. 선교사로 가려는 후보생들도 오랜 기간의 훈련을 부담스러워한다. 또한, 선교지의 영혼 구원이 급하니 가능한 한 빨리 선교사를 파송해야 한다는 일련의 목소리도 있다. 이러한 상황을 고려하면 기본적인 타문화 선교훈련과 선교사 후보생을 위한 오리엔테이션을 가능한 짧게 줄이는 방향으로 나가야 할 것이다. 그러나 현장의 실제적인 필요는 다른 것 같다.

 선교사를 선발하여 보내는 입장과 선교 현장에서 선교사를 받는 입장에는 차이(gap)가 있다. 국내의 많은 목소리는 가능하면 빨리 선교사를 현장으로 보내야 한다고 하지만 선교 현장은 전혀 다른 소리를 내고 있는 것이다. 물론 선교사 훈련 기간이 길어야만 한다는 것은 아닐 것이다. 선교사로서 가져야 할 기본적인 자질과 태도를 갖추고, 타문화 선교현장에서 그리스도의 향기를 내며 그리스도의 편지가 되어 살아가는 선교사를 원한다는 의미일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선교사 개인의 부르심과 헌신이 분명히 있다 할지라도 짧은 훈련으로는 부족할 가능성이 많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우선 현실적이고 경제적인 요즘 시대의 정신에서 벗어나 성경적 원리와 선교 현장의 필요에 맞춰야 할 것이다.

 그리스도의 제자는 그냥 되어지는 것이 아니다. 주님이 원하시는 자들을 부르시고 세우신 이유는 ‘자기와 함께 있게 하시고 또 보내사 전도도 하며 귀신을 내쫓는 권능도 가지게 하려 하심이러라 (막3:13-15)’라고 성경은 말하고 있다. 예수님의 12제자, 즉 사도들은 지금 교회의 선구자들이었고 그들은 철저하게 주님과 동행하며 3년의 시간을 훈련 받았다. 주님과 동고동락하는 훈련을 3년이나 시키신 결과가 지금 선교 역사의 열매이다. 세상에서도 4년마다 열리는 올림픽 경기를 위해서 운동 선수들은 젊음을 불태워 훈련하고 준비해서 경기에 출전한다. 하물며 어둠 가운데 있는 영혼들, 복음을 듣지 못한 자들에게 나가는 선교사들이 받아야 할 영적인 군사로서의 훈련은 얼마나 더 필요할까? 우리는 선교 훈련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빠르게 돌아가는 세상의 논리로 선교를 생각하다 보니 오랜 기간의 선교훈련이 시간적으로나 경제적인 관점에서 상당히 비효율적으로 여겨지는 것이다.

 또한 나가는 선교사를 위한 훈련뿐만 아니라 국내에서 보내는 선교사의 훈련도 너무나 중요하다. 선교는 교회가 하는 것이며 나가는 선교사와 보내는 선교사가 함께 하나님의 선교에 동역하는 특권이기 때문이다. 이는 WEC선교회가 ‘보내는 선교사’들을 위한 훈련인 센더스쿨(Sender School)과 선교하는 교회를 위한 선교학교를 진행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러한 목적이 있는 훈련은 교회가 선교를 위해 바르게 쓰임 받고 선교사가 더욱 강건하도록 이끌어 줄 것이다. 

   겨울을 지나면서
글 김재형, 강경화 (한국 WEC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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