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의 시민권자

by wecrun

나는 MK 사역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얼마 전, 감사하게도 대학생이 된 MK 들과 대화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내가 대화를 나눈 청년 MK 들은 이전에 선교지에서 힘든 시간을 보내고 한국에 돌아와서도 또 다른 문화에 적응해야 하는 어려움을 겪었다. 그런데도 그들은 어려웠던 삶의 경험들이 자신들을 성장하게 했고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만날 기회였으며 삶의 목표를 찾아가는 데 큰 힘이 되었다는 주옥같은 고백을 들려주었다.

한국인으로의 정체성 문제를 크게 느껴보지 못하고 자란 나는 실질적으로 이해할 수는 없지만 다른 예시나 문헌들을 통해서 그것이 얼마나 어렵고 힘든 일인지 인지하고 있다. 아이에서 성인이 되어가는 사춘기에 겪는 어려움(대부분이 겪게 되는)에 MK 들은 추가로 타 문화 속에서 한국인으로의 정체성을 찾아내고 조합하여 살아가야 한다. 지금도 이 모든 것을 해내고 있는 세계 각국의 MK 들을 위해 기도할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것은 오로지 본인 스스로가 해내야 하는 것이기에 많은 사람이 안타까운 시선을 가지고 보게 된다. 물론 가족들과 친구들, 능력 있는 조력자들이 주변에 있어서 도와줄 수 있다면 더없이 좋을 것이다. 그런데도 한국에서 자라는 아이들보다 노력이 더 필요한 건 사실이다.

우리는 이미 하늘의 시민권을 가지고 하늘에 속한 자라는 정체성을 가지고 있다.1 ) 하나님이 목숨과도 바꿀 만큼 사랑하는 하나님의 자녀라는 가장 기본적인 정체성.2 ) 이것이 든든한 초석이 된다면 하나님께서 여러 모양으로 창조하신 다양한 문화 속에 살아갈 때 그 문화와 그 안에서 세워지는 정체성의 모양은 다를지라도, 그 모든 것들이 조화를 이루며 살아갈 힘을 얻게 된다고 믿는다. 내가 만난 청년 MK 들은 이 과정을 잘 겪어왔고 하늘의 시민권자라는 바탕에 여러 다양한 문화를 잘 흡수하여 누구보다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존재들로 성장하고 있다. 이런 친구들을 만나게 된 것이 참 감사하다. 그리고 우리 모든 MK 들이 그렇게 성장하기를 오늘도 기도한다. 

글 정지연


1 ) 빌립보서 3:20
2) Discovering Our Spiritual Identity: Practices for God’s Beloved: Hudson, Trevor, Willard, Dall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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