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부터 한 육아 프로그램이 대단한 인기와 관심을 받으며 절찬 방송 중에 있다. 종종 방송 시작 부분을 볼 때면 ‘어쩌면 저렇게 막무가내일까?’라는 생각이 든다. 출연한 아이의 상태가 심각한 강도로 점점 심해지는 모습에는 ‘정말…… 쯧쯧…… ‘하기도 하며, 실제로 저런 아이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가슴 아픈 사연들에 놀라기도 한다. 그리고 아이들의 상황을 자세히 관찰하다 보면, 한결같이 그럴만한 여러 이유들이 있다. 부모로부터 또는 다른 다양한 상황들로 인해 아이가 그렇게 반응할 수밖에 없는 원인들이 반드시 있다는 것이다. 해결되지 않을 것 같은 문제로 인해 울며 도움을 요청했던 부모와어떤 방법으로도 고쳐지지 않을 것 같던 아이가 방송이 끝나갈 무렵에는 함께 활짝 웃으며 노력하며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기적 같은 일이다.
우리 MK(Missionary Kid)들을 만날 때에도 이 육아 프로그램을 보며 느끼는 동일한 마음이들곤 한다. 익숙하지 않은 세상에서 살아야만 했고, 연이어지는 낯선 환경에 뿌리내리지 못하고 노매드(Nomad 유목민)같은 삶을 살아야 했던 선교사 자녀들, 누군가는 안타깝고 불쌍하게 여기며 바라보고 또 스스로는 ‘흙수저’같은 인생이라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들이야
말로 하나님께서 귀히 여기시는 금쪽같은 자녀들이다. 다소 과장된 표현을 한다면 MK들은 ‘금수저’다. 하나님께 인생을 통째로 드린 믿음의 부모를 만나는 특권을 가졌으니 말이다.
얼마 전, 선교지에서 태어나 부모를 따라 이동하며 평생을 몇몇 선교지에서 보내고, 곧 대학교에 입학하는 한 MK를 만났다. 그는 “MK라서 너무 행복해요. MK인 것이 얼마나 큰 축복인지를 생각하면 정말 감사해요.”라고 말했다. 그 고백을 듣고 있자니, 어느새 내 눈에는 눈물이 송골송골 맺혔다. 그렇다. MK로 살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큰 특권이며 엄청난 기회인가! 부모의 문화와 선교지의 문화 속에서 광범위하게 글로벌 문화를 경험하며, 다양한 스펙을 쌓을 수 있는 사람들이 세상에 어디 흔하겠는가! 한국의 치열한 학교 교육 현장에서 학원 교육의 과중한 학습까지 해야만 하는 것에 비한다면 일찍이 더 넓은 세상을 경험하는 것과 타 문화권에서 국제 팀 사역을 하는 부모들 덕분에 다양한 나라의 문화를 접하고 다양한 언어를 습득할 수 있다. 타문화에 빠르게 적응하고 다양한 언어를 구사하고, 폭 넓은 견해를 가진 글로벌 인재로 성장한 MK들을 만날 때마다 그들만이 경험하는 하나님의 특별한 은혜가 있음을 느낀다. 금쪽같은 우리 MK들! 그 믿음의 여정 가운데 때로는 눈물 흘릴 일도 많고, 엎드려 고개 떨굴 일들도 종종 있을 수 있겠지만, 자신들이 하나님 나라의 소중하고 귀한 자녀들임을 기억하기를 바란다.
글 베르멧