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通; 아플), 우울증에 빠져 방안에만 박혀 있는 아이, 무조건 반항하는 아이, 다른 나라의 기숙사에 떨어져 있는데 전화도 안 받고 대화하기를 거부하는 아이, 친구들과도 떨어져 스스로를 외롭게 만드는 아이…… 그러면 부모는 어떨까? 다그치며 다짜고짜 소리치는 부모, 참다 못해 매를 드는 부모, 아이의 상황을 이기지 못하고 눈물만 흘리는 힘 없는 부모, 결국 포기하려는 부모…… 이전에 겪어보지 못했던 팬데믹 상황의 폐해가 급증하고 있다. 야외 활동이 줄어들고 집안에 머물며 가족이 함께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가족 간의 화목을 도모하기도 하지만, 반대로 ‘코로나 이혼 (Covid+Divorce=Covidivorce)’이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신음하는 가정들이 늘어나고 있다. 주님께 헌신하며 살아가는 선교사의 가정이라고 해서 이러한 영향으로부터 완전히 예외가 될 수는 없을 것이다. 이러한 위기의 상황 가운데 가정의 안전과 가족 구성원 모두가 안정적인 가정생활을 누리는 것은 너무나도 중요하다. 이를 위해 가족 모두의 노력은 물론 외부의 지지와 적극적 도움이 필요하다.
통(通; 통할), 심리학자인 칼 로저스는 인간 성장의 기본이 되는 대화의 기본 요소 3가지를 공감, 수용, 진솔이라고 말했다. 이는 가족 간의 소통(通)이 얼마나 중요한 지를 의미한 다. 이미 지식으로는 잘 알고 있지만, 실천하기에는 결코 쉽지 않은 부분임을 발견한다. 틀 림이 아닌 다름을 인정해 주는 수용, 들끓는 그들의 감정을 조절해 줄 수 있는 “그랬구나” 공감, 솔직하고 건강하게 그들의 감정, 상황, 느낌을 표현할 수 있도록 돕는 진솔한 마음으로 다가갈 때 마음을 열고 숨어있던 자신의 동굴에서 자녀들이 나올 수 있을 것이다. 어려움의 시기를 지날 때 서로를 공감하고 수용하고 진실함으로 다가가는 노력과 용기는 가정의 회복을 위한 열쇠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통(綂; 거느릴), 이제 더욱 가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크고 작은 전쟁들에 대해서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한다. 특별히 복음의 전선에서 고군분투하는 선교사의 가정을 무너뜨리려는 공격으로부터 그들을 보호하시도록 함께 기도로 지원하는 것은 가장 기본적인 사역이며 너무도 중요하다. 온 땅의 주관자 되시는 주님께서 그들의 가정의 주인 되시고 다스리시기 때문에 우리는 그들의 가정의 모든 상황을 맡기며 기도해야 한다. 고통하는(통:痛) 가정들을 위해, 같은 마음을 품고(통:通) 공감해 주며, 그들이 아버지의 뜻에 온전히 따라(통:綂) 설 수 있는 든든한 힘이 생길 때까지 그들 곁에서 잠잠히 머물며 응원해 주어야 한다. 그러면 합력하여 선을 이루는 아버지 의 영광이 그들의 가정에 나타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
글 베르멧