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저기서 단기 선교를 준비하는 소식이 들려옵니다. COVID-19의 팬데믹으로 인해 나라 간 이동에 제한이 있고 사회적 거리 두기가 일반화된 상태에서 중단된 단기 해외 의료사역의 문이 열리는 것은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습니다.
지난 2년여간 온라인을 통한 소통이 익숙해지면서 선교지와 원격 교류가 가능하기는 했지만 팀으로 가는 의료 단기사역뿐 아니라 선교지 병원이나 의료보건 계통의 학교 교육을 위한 개인 의료사역과 팀 사역이 거의 멈추었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선교에 너무 열심을 내다가 COVID-19 팬데믹이 거의 강제적으로 우리의 선교를 멈추게 하였을 때 우리는 우리의 선교가 아닌 “하나님의 선교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하여 답을 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되었고 하나님이 선교의 근거이고, 동기이고, 주체라는 것을 되새길 수 있게 되었습니다.
선교적 자원이 집중되는 미전도 종족이 많은 국가일수록 현대화된 많은 혜택, 특히 의료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고 그곳에 안타까운 소식을 들을 때마다 구체적이고 실제적으로 돕고 싶은 마음이 들거나 실행하는 것은 참 좋은 일입니다. 다만 우리의 사역이 휴머니즘에 근거한 사역이 아니고 하나님의 선교가 되길 원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사역 자체가 목표가 되고 우상이 되고 있지는 않은가 늘 돌아봐야 합니다.
의료선교는 대체적으로 진료와 의료 교육 사역으로 나누어질 수 있는데 양질의 진료와 교육을 위해서는 크기를 키우는 것이 늘 요구되고 있고, 크기가 커지다 보면 유지관리하는 어려움 또한 더 커지게 되고 기관 설립의 이유와 가치 공유도 희박해집니다. 처음에는 하나님 사랑, 이웃 사랑으로 시작한 사역인데 우리들의 기도 제목과 편지 내용을 보면 병원과 학교가 목표인 것처럼 보입니다.
하나님은 사역을 돕는 자가 아니라 사역의 주체입니다. 우리가 헌신하는 선교가 그리스도의 주 되심과 성령의 역사에 순종하는 믿음의 실천이며 우리의 존재와 사역을 통하여 모든 영광을 아버지 하나님께 돌려 드려야 합니다.
이전에는 혼자서도 할 수 있는 많은 사역과 열매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혼자서는 감당할 수 없는 많은 사역의 현장에서 원팀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팀으로 연합하려면 개인마다 가지고 있는 다양성의 아름다움을 존중하면서 동시에 하나됨을 추구해야 합니다. 이 팀으로 인하여 생명의 복음이 전달되어 그리스도가 일하는 제자 공동체를 이루어야 합니다. 서로가 가지고 있는 선한 것을 공유하고 열린 마음으로 소통하며 형제자매로 서로 섬겨야 합니다. 그럴 때 보건 의료선교에서 가장 효과적인 선교의 성취를 이룰 수 있을 것입니다.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맞이할 미래의 선교에서 성령 하나님의 무한한 창조성을 의지해야 하며 하나님의 선교를 위해 창의적으로 모이고 협력해야 합니다. 앞으로의 선교는 과거의 관습적 선교 이론이나 고착된 전략 그리고 각 단체의 이해를 넘어서 4차 산업시대에 걸맞은 새로운 융합적 협력을 개인과 단체가 해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나와 우리를 넘어서, 다양한 경계를 넘어 선교 전략, 자원 분배, 네트워크 등에서 우리의 경험과 지식, 이성, 이익보다 성령의 창조성을 따라 서로 협력해서 세계 기독교인으로 하나님 나라의 온전한 회복을 꿈꾸며 충성해야 합니다. 이 시대에 부름받은 대한민국의 의료선교가 다른 나라의 선교 공동체들과 함께 협력하고, 교류와 교제에 참여하여 세계 선교에 순종하는 국제적 연합을 실천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우리의 선교가 세대를 이어 계승되며, 각 세대는 시대에 맞는 전략과 실천들을 과제로 맡았음을 중요하게 인식해야 하겠습니다. 다음 세대 기독 보건의료인들을 제자와 리더로 세우는 일에 헌신하여 그들이 공동체 안에서 복음이 요청하는 제자도의 경제관 및 윤리성과 전문성에 기반한 균형 있는 인격과 선교적 형성이 일어나도록 도와야 합니다. 다음 세대가 오늘과 미래의 선교에서 주도성을 갖고 그 중심에 설 수 있도록 우리가 관용하며 그들이 계승, 성장 발전하는 발판이 되어야겠습니다.
COVID-19 팬데믹을 거쳐 엔데믹으로 넘어가는 시점에서 온 세상에 천국 복음이 증언되어 끝이올 때까지 우리의 의도와 목적과 사역이 부르심을 받은 일에 합당한가 늘 돌아보며 한발 한발 내딛는 나와 공동체 되길 소망합니다.
글 조원민(WEC한국본부이사, 이랜드클리닉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