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잔 2024 대회를 돌아보며
교회여, 함께 그리스도를 선포하고 나타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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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9월 22-28일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로잔 2024 대회가 ‘교회여, 함께 그리스도를 선포하고 나타내자’라는 주제로 열렸다. 전 세계에서 모인 5,300여 명의 교회와 선교계의 지도자들, 다음 세대 운동가들이 함께 모여 미래 선교를 전망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한국 교회의 하나 된 섬김을 통해 귀한 열매를 맺게 하신 하나님께 찬양을 돌린다. 우리 부부도 전 세계의 선교 흐름을 파악하고자 초대를 수락하게 되었는데, 하나님께서 가르쳐 주신 몇 가지를 독자들과 나누고 싶다.
1974년 스위스 로잔에서 복음 전도와 세계 선교를 어떻게 하면 더 효과적으로 감당할 수 있을지 고민하며 시작된 로잔 대회는 역사적으로는 1960년대의 에큐메니컬 선교에 대한 반작용의 성격이 짙었다. 필자는 80년대에 대학을 다녔는데, 로잔의 자료는 선교사로서 꿈을 키우는 데 큰 영향을 주었고, 대학 시절 갖고 있었던 사회참여에 대한 고민은 1989년 마닐라선언을 연구하면서 기독교적 사회참여에 대한 바른 시각으로 풀어낼 수 있었다. 직전 대회인 2010년의 케이프타운 선언은 하나님 나라의 관점으로 선교를 재해석하면서 다양한 영역의 선교에 대한 숙고가 있었기에, 이번 대회가 어떤 방향일지 주목하면서 참가했다.
이번 대회는 사도행전을 기초로 성령께 전적으로 의지하는 예수 그리스도 중심의 공동체로서의 교회 및 선교단체에 대해 초점을 맞췄다. 이런 공동체를 섬기는 예수님을 닮은 지도자상이 새 시대의 리더십으로 제시되었다. 이 강조점은 우리 WEC이 2022년부터 지향해 온 방향과도 일치하는 모습을 보면서 하나님의 인도하심에 깜짝 놀랐다. 나아가 우리가 전해야 하는 메시지는 바로 예수 그리스도이며, 내가 제자가 되어 말과 행함으로 그리스도를 전하고 다른 사람을 제자 삼자는 방향이 제시되었다. 이는 WEC 사명의 하나인 선포(Proclamation)와 닮아 있다. 복음 선포가 외골수적이라고 여겨지는 포스트모더니즘 사회에서 로잔 2024 대회의 방향성은 초기 로잔과 맞닿아 있어 격려가 되었다. 이번에 발표된 서울 선언에 이 방향이 잘 담겨 서술되어 있는 것 같다.
이란, 인도, 중동, 아프리카의 핍박을 받는 교회 지도자들의 간증이 마음에 많이 남는다. 복음을 선포할 때 도전은 더 증가할 것이지만 초대 교회의 성도들처럼 예수 그리스도를 택하는 용기가 교회의 생명력임을 재확인할 수 있었다. 동시에 한국 교회의 역사가 핍박 속에서 성장해 온 것을 돌아보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리스도를 나타내자는 헌신에 다시 불을 지폈고, 현재 한국 교회의 모습을 되돌아보며 전 세계 교회가 기도하는 시간을 가졌다. 필자는 우리 WEC선교회가 이런 복음의 급진성에 더 깊이 뿌리내리게 해 달라는 기도를 올려 드렸다.
또 한 가지의 특징은 일터 선교와 다음 세대를 연결하여 새로운 복음 전도와 선교에 대한 방법을 제시한 것이다. 전도에 적용하면 일터에서의 증인으로 살기가 되겠고, 선교에 적용하면 전임 사역자 패러다임을 바꾸어 직업을 가지고 살면서 복음 선포, 제자화, 공동체 개척을 할 때 다음 세대들이 더 선교에 활발히 참여할 수 있다는 방향 제시였다. 우리 선교회에서는 지난 10년간 비즈니스를 활용한 선교에 대해 고민해 왔는데 폭을 넓혀 어떻게 하면 직업을 갖고 교회 개척이라는 궁극적인 목표에 도달할 수 있는지 깊은 연구가 필요함을 깨닫게 되었다.
대회 전에 발간된 대위임령 보고서는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지난 50년간 이루어진 세계 선교의 진행 상황을 확인하고, 우리에게 주신 목표와 현실 간에 얼마나 간극이 있는지를 조사했다. 이를 25개 주제로 나누어 간극을 좁히기 위해서 앞으로 2050년까지 교회와 선교 단체가 함께 노력하자고 네 가지 비전이 제시되었다.
‘모든 사람에게 복음을’, ‘모든 민족과 지역에 제자 삼는 교회를’, ‘모든 교회와 사역에 예수님 닮은 리더를’, ‘사회 곳곳에 하나님 나라의 영향력을’
이라는 비전에 필자는 공감이 갔다. 주목할 것은 바로 ‘모든 민족’ 개념과 ‘최소 복음화 종족’에 대한 강조가 다시 불지펴진 것이다. 랄프 윈터의 종족 개념이 촉발한 로잔 선교 운동의 원래 모습을 되찾으려는 노력으로 평가하고 싶다.
이번에 20여 명의 WEC 선교사들이 함께 참여해 세계 선교의 흐름을 파악하고자 노력했다. 특히, 제일 마지막 날 WEC의 호날도 리도리오 선교사는 그리스도의 주되심이 선교의 전부임을 설교했는데, 많은 이들이 공감하는 모습을 보면서 참 뿌듯했다. 이번에 참여했던 WEC 선교사들이 이번에 들은 내용을 토대로 한결 발전된 새로운 전략을 만들어 다른 단체와 함께 연합하여 실행에 옮기기를 기대해 본다. wec
글 박경남 (WEC국제총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