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전도종족선교의 중요성

by wecrun

 2023년 현재 ‘미전도종족’과 ‘10/40 창(window)’ 두 가지 개념은 한국 선교계에서 거의 사라지는 용어가 되었다. 왜 그럴까? 적도를 중심으로 북위 10도와 40도 사이의 복음화가 되지 않은 지역을 지칭하는 서아프리카에서 아시아에 이르는 대서양과 태평양 중심의 10/40 창 개념의 쇠퇴는 이해가 가지만, 왜 미전도종족과 미전도종족선교까지 유행이 지난 낡은 개념이라고 함부로 말하는 것일까? 선교를 수행하는 방식은 변화하는 시대 환경과 상황에 따라 달라져야 한다는 것에는 동의하지만,  그럼 미전도종족선교는 선교의 한 방법, 수단, 도구란 말인가? 의문이 든다.

 사실 미전도종족이라는 개념은 지난 19세기, 20세기 200여 년간 한국보다 앞서 세계 선교를 수행한 서구 기독교계가 자기반성과 성찰을 통해 지리적인 경계를 넘어가는 것에서 더 나아가 문화적이고 사회적인 경계를 돌파하는 중요성을 간파하면서 ‘종족집단’에 대한 인식 및 사고의 각성에서 출현한 것이다. 이들은 기독교계의 석가모니(진리를 깨달은 자라는 의미)처럼 당시 종족집단으로 이루어진 세상을 보지 못하는 현상을 ‘종족 무지(無知)’라고 하면서 ‘족맹(People Blindness)’이라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하나님의 복음을 모든 문화와 족속에게 전해야 하는데 기독교의 선교 자원중 90%가 이미 기독교인들과 현지교회가 존재하는 국가에서 사용되고 있는 것을 ‘거대한 비극’이라고 비판한 것이다. 이들은 시대와 사명 사이에 존재하는 거대한 간극을 주목했다. 이런 강조점을 가지고 미전도종족선교는 90년대에 한국에 도입되었는데, 뒤돌아보니 2023년 현재적 시점에서 ‘종족집단 인식과 사고’는 특별히 한국 교계 및 선교계의 전략적인 선교, 본질적인 선교로의 방향 재정립에 더 시의적절한 것으로 보인다. 이유는 선교사를 파송하는 국내의 각 교단이나 선교단체들이 이구동성으로 “속지주의(屬地主義)의 폐기 및 속인주의(屬人主義) 정책 채택” 전략을 표방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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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디로 속지주의(屬地主義)는 지정학적인 고정된 ‘땅’ 중심의 국가 단위 선교로 보면 되는데 곧 필리핀 선교사는 반드시 필리핀에 거주해야 하고 중국 선교사는 반드시 중국에 거주해야 하는, 일정 한 해당 국가에 장기 거주하는 형태의 선교 방식을 의미한다. 그러나 이제는 변화하는 선교 환경과 그 도전으로 말미암아 교단이나 선교단체마다 속인주의(屬人主義) 전략을 시행하고 있어서 말레이시아에서 방글라데시인 선교 혹은 라오스에서 중국계 화인(華人) 선교가 가능할 뿐 아니라, 전략적이라고 평가받고 있는 상황이다. 

 물론 여기에는 한국 선교사들의 추방이나 질병 등으로 사역의 전환과 전략적인 연속선상에서의 선교사 재배치라는 상황적, 환경적 요인의 이유도 동반되어 있다.

 2023년은 한국에서 미전도종족선교가 시작된 지 30년이 되는 해이다. 그때 처음 미전도종족을 “스스로 복음을 전할 수 있는 자생적 그리스도인의 토착공동체(교회)가 내부에 없는 종족집단”이라고 규정하면서 당시 한국 교회에 큰 도전을 주었다. 또한 종족집단은 “복음의 이해나 수용에 장애가 없이 교회개척운동(교회배가운동)을 통해 복음이 전파될 수 있는 가장 큰 집단”이라고 정의 내렸다.

이런 미전도종족의 선교 정의에 따라 지난 30년 동안 한국의 미전도종족선교는 절반의 성공과 절반의 실패를 했다고 평가하고 싶다. 미전도종족선교 현장으로의 부르심을 받은 선교사들을 파송하고, 기도하고, 지원한 것은 절반의 성공이다. 반면 이제 막 현장에서 현지인을 양육하고 배가하는 제자 재생산을 하고 있거나 혹은 복음을 전해 받은 미전도종족들이 주변 다른 미전도종족을 복음화하는 과정 중인데, 이제 한국은 교회와 선교계가 쇠퇴와 전환기를 맞이하여 선교의 거대 담론이나 총체적 복음, 총체적 선교라는 미명과 명분 아래 구체적인 세상의 불균형을 지적하면서 제기된 미전도종족선교를 폐기 혹은 유예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때 미전도종족선교의 중요성으로 청탁받은 글을 쓰며 개인적으로 부르심을 분명히 하는 계기가 된다.

끝으로 필자가 섬기고 있는 퍼스펙티브스 훈련의 제9과 ‘남은 과업’의 강사로서 ‘우리 앞에 놓인 3대 도전’을 재촉구하면서 이 글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첫째, 지리적인 전방(프런티어)의 도전 곧 이슬람권/힌두권/불교권 등 종교적 전방 지역과 말레이권/페르시아권/아랍권 등 유사 문화권의 도전.  둘째, 종족적인 전방의 도전으로 남아있는 미전도종족(UPG)과 아예 복음의 사역자들이 없는 미접촉종족(UUPG)의 도전.  셋째, 도시의 도전; 도시 내에 거주하는 민족집단/종교집단/다문화집단/사회계층집단으로 21세기의 세상의 중심은 도시이다. 관문 도시, 국경 도시, 거점 도시 등 다양한 도시들의 특성에 따른 주류 민족과 다양한 민족들에게 하나님 나라의 복음을 증거하고 삶의 각 영역을 통해 복음을 증거하는 사명자의 삶을 살자.               

글 정보애
 (업마 UPMA: Unreached People Missions Alliance 미전도종족선교연대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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