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역사를 돌아보면 청년 선교 동원 운동은 선교 전반에 지대한 영향을 미쳐왔다. 한국의 경우, 청년 선교 동원 운동을 대변하는 선교한국은 1988년 664명(427명 헌신)의 참석으로 시작되었다. 2000년 대회에는 6,066명이 참석하고 3,446명의 청년 자원이 헌신하는 경이로운 선교 동원 운동으로 자라났다. 그러나 2010년을 기점으로 그 기세가 꺾이면서, 참가인원은 2,000명대로 주저앉았다. 특히 COVID-19 기간 비대면으로 진행되었던 대회는 지난 2023년에는 오프라인 1,403명이 참여하고 381명이 헌신하는 데 그쳤다. 청년 자원자의 감소세는 한국 장기 파송 선교사의 감소 추이와도 직결된다. 1980-90년대에 헌신한 선교사들이 준비 과정을 거쳐 2010년대에 대거 파송되었고, 2019년에는 장기 파송 선교사 수가 28,039명으로 정점을 찍게 된다. 그러나 2019년을 변곡점으로 청년 자원자의 감소가 2020년에 그대로 반영되었고, 2024년에는 그 수가 21,621명으로 줄어들었다. 현재의 청년 자원자 감소 추세가 이어진다면, 2025년 이후에는 장기 파송 선교사 수가 다시 1만 명대로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인적 자원의 동원에는 여러 변수가 존재하지만, 통계 자료만을 기준으로 본다면 청년 자원의 동원이 심폐 소생되어야 한국 선교의 미래가 있다는 결론은 타당해 보인다.
이처럼 청년 자원의 위기가 분명해진 지금, 우리는 그 회복을 위해 근본적으로 고려해야 할 몇 가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먼저, 선교 동원을 함에 있어서도 하나님께서 선교의 주인이시다는 것을 고백해야 한다. 하나님은 이 땅의 교회를 선교사로 부르셨고, 교회가 하나님의 선교적 공동체라는 것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선교 동원에 있어서 교회와 선교가 이분화되어서는 안 된다. 일부 청년 그룹만을 교회에서 빼내서 선교사로 동원하려는 전략은 운동으로 역동성과 지속성을 담보하기 힘든 메커니즘을 가질 수밖에 없다. 교회 전체를 동원하는 거버넌스의 구축을 통해 청년 선교사, 실버 선교사, 전문인 자비량 선교사 등의 그룹이 총체적으로 동원될 수 있을 것이다. 교회 공동체의 사역적 본질이 선교라는 것을 직시하면서 교회 공동체 전체가 선교에 참여하도록 하는 동원 정책의 방향 전환이 필요하겠다.


두 번째, 선교 동원을 위한 선교의 동기를 다시 회복해야 한다. 작금의 선교 동원을 위한 모임들의 프로그램을 보면 선교 전략들을 박람회처럼 제시하고 참가자들에게 해당 선교 방법의 필요성을 호소하는 뉘앙스가 짙다. 교회가 하나님의 선교를 회복한다는 의미 중 하나는 선교의 동기를, 세상을 향한 삼위 하나님의 사랑의 본질(perichoresis)에 호소하는 것이다. 선교 전략들에 호소한 선교 동원 방식은 해당 선교 전략을 모든 선교지와 선교 자원자들에게 일반화할 수 없고, 또한 시대에 따라 선교 효용성에서 가변적이기 때문에 일반화해서는 안 된다. 오히려 그리스도인들로 하여금 십자가를 통해 하나님 아버지의 사랑을 넘치도록 받아 선교하시는 하나님의 일에 자발적으로 참여하도록 호소하는 방식이어야 한다. 사실 미국의 학생자원운동이나 우리나라의 천만인 구령운동 등은 모두 말씀과 회개 기도 가운데 하나님의 사랑을 경험한 이들이 세상을 향해 자연스럽게 반응한 결과였다. 청년 선교 동원이 성공하려면 비록 더디더라도 누군가의 골방의 기도로부터 다시 시작되어야 한다. 한 번의 선교대회를 통해 통계적 결과를 얻으려는 인위적인 방식은 지양되어야 한다.
세 번째, 선교 동원은 성령의 능력에 전적으로 달려있다. 원산과 평양의 말씀과 기도 운동을 결국 천만인 구령운동으로 전개시킨 성령의 사역을 우리는 알고 있다. 그러므로, 선교 자원 운동을 이끄는 이들은 말씀과 기도의 기쁨과 성령안에서 복음전파의 감격과 결과를 경험한 이들이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청년 선교 동원은 단순히 숫자의 회복만을 목적으로 해서는 다음 세대 선교를 위한 답이 되지 못할 것이다. 이미 우리의 선교는 3세대 선교인 미전도종족운동을 넘어서 4세대 선교인 전방위 선교 시대로 접어들었다. 다음 세대 선교의 특징은 이미 지리적인 선교의 범주를 넘어서 사람 중심, 영역 중심, 네트워킹과 인터넷 영역 중심의 선교가 가능한 시대이다. 그러므로 다음 세대의 선교에 필요한 선교 자원의 동원이 모색되어야 할 것이다. wec
글 권효상 (고려신학대학원 선교학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