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역의 변화 건강하게 이겨내기
전환기 이해
우리는 인생에서 다양한 변화를 경험합니다. 그중에는 성공과 성숙으로 이끄는 변화도 있지만, 시험과 시련 그리고 위기가 시작되는 변화도 있습니다. 이때 대부분 사람은 변화가 일어나기 이전의 익숙하던 환경으로 돌아가려고 하고, 쉬운 해결책을 찾아서 빨리 문제에서 벗어나려고 노력합니다. 이처럼, 외부의 변화와 이에 대한 다양한 내적 반응이 나타나며 마치 문지방을 넘어가듯이 현재의 위치에서 새로운 단계로 넘어가는 경계 과정이 시작되는데, 이 경험이 바로 전환기입니다.
전환기가 시작되면 성숙한 그리스도인조차도 변화의 핵심적인 요소를 깨닫지 못하고 임기응변식의 계획을 세우거나 혼란스러워합니다. 그래서 길을 잃고 신체적, 정서적, 영적 자원을 소진하게 됩니다. 개인의 전환기가 시작되면 나만 어려움을 겪는 것 같고, 믿음이 부족해서 전환기를 통과하지 못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합니다. 이럴 경우, 전환기를 실패로 생각하고 쉽게 좌절하여 혼란을 느끼며 두려운 감정을 갖게 됩니다. 그래서 전환기를 어떻게 통과하느냐에 따라 퇴행의 시간이 될 수도 있고 성장의 시간이 될 수도 있습니다.
전환기는 개인뿐 아니라 조직과 사회 그리고 역사속에서도 쉽게 발견됩니다. 현재 우리는 모두 코로나로 인하여 일상이 무너지고 이전의 생활방식을 모두 바꾸어야 하는 급작스러운 변화를 경험하고 있습니다. 모든 인류는 바이러스가 어디에서 왔고,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방법을 찾고 있고, 이 시간을 극복하고 나면 어떤 미래가 우리 앞에 다가올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외부의 변화와 이에 대한 내적 반응을 고찰하며 인류가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전환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성경에는 하나님께서 전환기의 연속적 과정에 개입하셔서 자신의 백성을 형성하셨던 많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은 애굽이라는 과거는 닫혔지만, 가나안이라는 새로운 미래는 아직 오지 않은 경계 과정이었던 광야에서 민족의 전환기를 보냈습니다. 이 과정을 통해 가나안으로 들어갈 준비를 하며 약속의 땅에서 그들 삶의 근간이 되는 하나님과의 관계를 형성하였습니다. 모세는 애굽의 왕자에서 미디안 광야의 목동으로 그리고 이스라엘 민족의 지도자로 신분과 역할이 바뀌는 전환기를 통과했습니다. 주님을 3번이나 부인하며 다시 어부로 돌아갔던 베드로는 “내 양을 먹이라” 하시는 주님의 음성을 들으며 본인의 사명을 깨닫게 됩니다. 실패로 시작된 베드로의 전환기는 그를 사도로 이끄는 중요한 도구가 되었습니다. 성경의 전환기적 서사를 깨닫게 될 때, 하나님께서 우리가 이해할 수 있는 방법뿐 아니라 쉽게 이해할 수 없는 방법으로도 일하신다는 믿음의 상상력을 갖게 될 것입니다.
전환기적 관점
전환기는 우리에게 새로운 관점을 제공합니다. 현재 경험하고 있는 어려운 상황들이 실패가 아니라 과거를 돌아보며 현재를 이해하고, 미래를 계획하는 시간이라는 전환기적 관점을 가져야 합니다. 전환기에는 우리의 삶의 동기와 목적을 발견할 수 있으며 개인의 영역을 넓혀갈 수 있는 리더십을 배울 수 있습니다. 이 시간을 보내고 나면 우리는 인생의 또 다른 단계로 이동하게 될 것입니다.
‘동굴인가? 터널인가?’ 외부 환경의 변화가 시작 되고 부정적인 일들이 밀어닥치면 우리는 마치 출구가 없는 동굴에 갇힌 것 같이 생각합니다. 또한 하나님과 사람들로부터 버림받고 잊혀진 것은 아닌지 분노하며 다른 사람보다 뒤처지는 것을 두려워합니다. 당신이 전환기를 보내고 있다면 현재 경험하고 있는 변화와 이에 대한 내적인 반응을 구체적으로 적어 보기를 제안합니다. 특별히 감정을 구체적으로 적어본다면 전환기 이전에 깨닫지 못하던 내면의 자아를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과정을 통해 <외부의 변화>와 <내면의 반응>을 구별하고 <감정>과 <사실>이 다르다는 것을 발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차분히 이 시간을 갖게 된다면 전환기가 나 혼자만이 경험하는 시간이 아니며, 누구나 경험하는 자연스러운 과정임을 깨닫게 됩니다. 그래서 전환기는 동굴이 아니라 끝이 있는 터널이며 이 시간을 통과할 때 인생과 사역이 또 다른 단계로 이동하게 될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공감의 공동체가 필요합니다. 선교사들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지만, 내면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공감받을 수 있는 관계를 만들기가 어렵습니다. 왜냐면 전환기를 통과할 때 경험하는 부정적인 감정을 털어놓으면 다른 사람들이 어떤 평가를 할지 두려워하기 때문입니다. 소속 단체나 파송 교회 그리고 현지의 리더들은 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화내거나 실망하지 않을까? 나를 비난하거나 무시하고 나한테 망신을 주지 않을까?’라며 고민합니다. 그래서 속마음을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못하고, 부정적인 감정을 꼭꼭 감추고 있습니다. 이렇게 숨겨진 감정은 자기 의심, 낮은 자존감, 심한 외로움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그리고 감정을 제어하지 못하고 끓어오르면 어디를 향하는지 모를 분노가 일어나기도 합니다. 우리는 전환기를 보내면서 감정을 건강하게 표현하며, 공감할 수 있는 공동체가 필요합니다.
<정답>이 아닌 <질문하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전환기는 불확실성이 커지는 시간입니다. 그래서 전환기에는 빨리 문제를 해결하고 불확실성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게 됩니다. 그렇지만 그리스도인들에게 전환기는 가시적인 정답을 찾는 시간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것이 무엇인지 질문하는 법을 배우며 그분의 음성을 듣는 훈련의 시간이 되어야 합니다. 우리는 어릴 적부터 많은 질문을 받고 정답을 제시하도록 강요 받았습니다. 그래서 모든 사람이 인정하는 정답을 찾느라, 질문하는 것은 엄두도 내지 못했습니다. 선교사들도 복음을 전할 때 놀라운 성과를 내며 타인의 인정을 받을 수 있는 정답을 찾기 위해 노력합니다. 전환기는 이런 삶의 방향에서 벗어나 하나님께서 무엇을 원하시는지 질문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입니다. 새로운 질문을 품는 것은 타인과 주변 환경에 넘겨주었던 삶의 결정권을 되찾아 주체적인 영적 여정을 회복함을 의미합니다. 질문은 답을 찾아가는 범위와 방향을 결정하기 때문입니다.
전환기는 다양한 변화(Changes)와 그에 대한 내적인 반응(transition) 그리고 하나님께서 새롭게 만들어 주실 미래(transformation)에 대해 함께 고민하는 시간이 되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전환기를 통해 ‘좋은 생각’과 ‘하나님의 생각’의 차이를 알려주시고 ‘아직도 가야 할 길’을 보여주시고, ‘고난 중에서도 멈추지 말아야 할 이유’를 알려 주십니다. 그래서 인생의 방향을 분명하게 찾아가고, 생각의 틀을 바꾸어 개인의 영향력을 확장 시킬 수 있는 시간임을 기억해야 합니다. 전환기를 경험하는 모든 분들이 하나님께서 어떻게 내 삶을 형성하시고 올바른 방향을 가르쳐 주시는지 집중하는 시간이 되시기를 소망합니다.
황종철 선교사와 그의 아내는 세 자녀와 함께 태국 치앙마이에서 살고 있다. YWAM 소속 선교사로 캄보디아에서 2001년부터 사역하였다. 현재는 태국에서 <전환기 세미나>와 <가계도 연구를 통한 가정 회복 세미나>를 통해 선교사 가족의 회복을 위한 사역과 <가계도 분석을 통하여 가족 구조 연구>를 하며 선교지에 적합한 가정 사역을 세우기 위해 수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