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호주의 독실한 가톨릭 가정에서 다섯 아이들 중 셋째로 태어나, 상당히 개별화된 문화 속에서 성장했습니다. 어린 시절 리더가 되려고 갈망하지는 않았지만 하나님께서는 종종 리더로 섬길 기회들을 저에게 허락하셨습니다. 열일곱 살 때, 공산품 도매회사에서 일을 시작하여 지점장으로까지 승진을 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스물두 살 때, 예수님을 따라 살기로 결심하면서 저의 삶의 방향과 목표가 바뀌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제 앞길에 새로운 문들을 열어주셨고, 저는 그 열어주신 기회에 기쁨으로 참여하며, 교회의 여러 모임의 리더로서 협력하고, 청년부 활동과 노방전도, 기도모임 등에 열심을 내었습니다. 3주간의 필리핀 선교 여행에 참여하던 중 하나님은 내게 선교에 대한 마음을 주셨고, 호주 타즈매니아에 있는 WEC 선교사 훈련 대학으로 이끌어 주셨습니다. 그곳에서 2년을 공부하면서 아내 엘리자베스를 만나고, 네 명의 자녀가 있는 가정을 이루었습니다.
결혼 후 저는 청년부 담당 목사로서 교회 사역을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사역 중에도 해외 선교에 대한 비전을 가지고 하나님의 뜻을 구하며 계속 WEC과의 관계를 이어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보스니아계 무슬림 난민들의 호주 정착을 도우면서 무슬림들에게 예수님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았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무슬림 사역에 대한 가능성을 저희에게 보여 주시고, 저희를 중동의 쿠르드 종족 가운데로 인도해 주셨습니다. 그곳에서 15년을 사역하면서 팀 리더로, NGO(비정부기구)의 국장과 지사장으로 일할 기회들도 허락해 주셨습니다. 현재는 호주에 돌아와 WEC의 오세아니아 지역 책임자로서 사역을 하고 있습니다. 리더십으로서 사역을 감당하며 저는 더 성장하며 많은 것을 배워가고 있습니다.
지난날 리더십의 여정을 돌아보니 저는 자주 한 번도 가보지 않았던 앞길을 모르는 곳에 서있는 경험을 했습니다. 리더가 되는 것은 자신의 지위, 경험, 나이, 명성을 다 내려놓고 그리스도와 다른 사람들에게 듣고 배우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너는 범사에 그를 인정하라 그리하면 네 길을 지도하시리라. (잠언 3:6)” 이 말씀은 내가 실수하지 않는다거나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주지 않고, 고통 당하지 않는다는 뜻이 아니라, 우리의 모든 것을 주님께서 다스리시는 주권을 인정한다는 것입니다.
리더에게 있어 중요한 업무라면 그것은 맡겨진 사람들과 관계를 잘 형성하는 일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희생의 대가를 치러야 합니다. 우리의 시간과 비용을 들이고, 불편을 감수하고, 해를 당하고, 실망하고, 고통스럽고, 거절당하는 일들이 뒤따릅니다. 중동에서 사는 동안 저희의 삶은 힘들었고, 시간을 낭비하는 것 같았고, 위험하지 않은 순간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밭에 감추인 보화를 발견한 한 사람이 기뻐하며 자기 소유를 다 팔아 그 밭을 사는 것처럼, 지난날의 우리의 삶이 모든 것을 다 드릴만큼 가치 있다는 하나님의 계산법을 알게 되었습니다.
리더로서 팀원들을 돌보기 위해 공유 택시를 타고 6시간을 달려가기도 하고, 때로는 다른 사역자들과 소통하기 위해 중동이나 영국에까지 여행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아마도 어떤 사람들은 여기에 드는 비용과 위험, 스트레스, 불편함을 감수하면서까지 그렇게 할 만한 가치가 있는지 의심하거나, 간편하게 스카이프를 통해서 화상으로 연락하면 되지 않겠느냐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을 감수하고도 리더로서 팀원들을 만날 때마다 우리의 관계 가운데 더 강하게 쌓여가는 신뢰를 경험하고, 하나님께서 더 분명한 통찰력으로 사람들을 격려하게 하도록 도와주시는 것을 느낍니다.
저희가 있는 지역에서 선교사역을 하는 리더들 몇몇이 모여 주말에 리트릿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오직 하나님 앞에서 기도하고 예배하는 시간을 갖고자 3일 동안 가족과 사역을 떠나서 돈을 들여 먼 거리 여행도 주저하지 않고 모였습니다. 하나님과의 관계를 굳건히 하고 동역자들과 교제하는 이 하나됨의 시간은 우리의 무엇보다도 가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와의 관계를 무엇보다 소중하게 여기시듯, 우리가 섬기는 사람들과 관계를 잘 형성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십니다.
평화주의자였던 저는 리더로서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 있는 문제를 직면하는 것이 참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제가 돌봐야 하는 사람들을 만나서 숨김없이 정직하게 말하는 일에도 하나님을 신뢰하고 순종해야 함을 배웠습니다. 문제를 직면하는 일은 용기가 필요했고, 제 자신을 부인하여야 했으며, 불협화음이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하나님 앞에서 저의 마음을 살피며, 비록 긍정적인 결과를 항상 얻을 수 없을지라도 하나님의 방법이 유일한 해결 방법임을 인정하는 것을 배워야만 했습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듣고 배우며, 사람들과의 관계를 맺으며 연합하고, 사랑으로 진리를 말하려 했던 저의 모든 리더십의 여정 속에서 하나님을 신뢰하고 순종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우선이라는 것을 깊이 깨달았습니다. 주님은 영원하시고, 모든 것을 아시며, 모든 능력을 가지고 계시며, 리더 중의 리더로 우리와 함께 하십니다.
글 네빌, 엘리자베스 (WEC 오세아니아 지역 대표)
(번역 이지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