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는 특별한 소명입니다. 방법에 있어서는 변화가 필요하지만 그 본질과 그 근거에 있어서는 어떤 것으로든 바꿀 수 없는 가치와 명분이 있습니다. 그것은 복음은 인간에게 구원을 주는 변하지 않는 진리이기 때문입니다. 선교는 헌신과 충성, 그리고 뿌리 깊은 소명을 그 근간으로 시작되었습니다. 그러나 사회와 문화가 급한 속도로 발전하고, 교회 공동체의 문화 역시그 속도에 편승하다 보니 예기치 않은 많은 부작용들이 선교 생태계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된 것 같습니다. 많은 선교 기관과 협력의 관계를 맺고, 많은 선교사들과 교류하는 과정, 그리고 현장을 방문해서 현지 사역자들과의 만남을 통해서 얻은 몇 가지 교훈을 지면을 통해서 나누고자 합니다.
1. Imago Dei ¹의 이해와 접근이 필요합니다.
선교적인 사명감과 소명 그리고 책임감이 강해질수록 모든 관점과 경험, 그리고 만남을 선교적으로만 접근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그렇게 되면 건강한 선교가 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사역자의 선교적 접근은 그 기원이 Missio Dei²가 아니라 Imago Dei여야 한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선교가 개종이라는 목표, 혹은 가시적인 열매(교회 개척, 제자 훈련)로 드러나기 전에 사람을 하나님의 형상을 닮은 존재라는 인식으로 존중하고 사랑하는 것이 선교를 하기 이전에 선교사가 가져야 할 태도이며 마음가짐이라고 생각합니다. 하나님께서 하시는 선교에 하나님은 교회를 부르셔서 사용하십니다. 그런데 이 영역에 대한 집착과 열심(熱心)이 잘못되면 근본주의 혹은 Christendom(기독교 왕국)으로 흐를 수 있는 위험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그가 복음을 받아들이고, 거부하고의 문제는 선교사의 사역적 열심(熱心)이 근간이 되는 결과는 아닙니다. 우리는 단지 하나님의 형상을 닮은 사람들을 사랑하고 존중하고 섬기는 일이 우선인 사역자라는 사실을 놓쳐서는 안 되겠습니다.
2. Un – Learn³의 필요성입니다.
어느 영역을 막론하고 후배들이 선배들로부터 가장 듣기 싫어하는 말이 그들의 후배 시절의 이야기이며, 그들의 사역 혹은 사업 성공담이랍니다. 그러한 유형의 영웅담을 은연중에 ‘당신들도 이렇게 하라!’는 압력으로 느끼는 것이지요. 그뿐만 아니라 소통을 위해 눈높이를 맞추지 않고 자기 눈높이에 따라오라는 식의 요구는 상호 소통하지 않겠다는 암묵적인 사인으로 후배들은 이해합니다. 선교사는 어디에 있든지 계속 배워야 하고, 계속 배운 것을 버려야 합니다. 이것이 오늘 세대와 소통하는 방법입니다. 선교지를 방문하고, 단체를 방문하노라면 10년, 20년 전에 통용하던 방법들을 반성 없이 그대로 사용하는 것을 봅니다. 복음이야 바뀔 수 없는 명제입니다만 그 복음을 전달하는 방법들은 재고되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새로운 것을 배우고 그것을 일상의 삶과 내가 속한 단체와 현장에 적용하는 것에 대한 열심(熱心)이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간직하고 있는 옛 것에 대해 눈 꼭 감고 버릴 수 있는 과감한 결단과 용기들이 자주 일어나길 바라는 것입니다.
3. 세대교체인가? 바통터치인가?
건강한 선교의 이상적인 조건은 지속성, 일관성, 그리고 현지 이양이라고 생각합니다. 선교지에 나가기 전부터 이 부분에 대한 그림을 그리지 않으면 좌충우돌하다가 시간을 허비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위에 언급한 세 가지 조건을 충족시키는 키워드는 계승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사기 시대의 도래는 왕이 없어서 소견에 옳은 대로 행했다는 구절로 대표되지만 사사기 2장 10절 말씀을 근거로 할 때 하나님을 예배하고 섬기던 문화가 다음 세대로 계승되지 않아서 생겨난 결과로 볼 수 있습니다. 단절된 세대교체가 된 셈입니다. 다음 세대(next generation)가 아닌 다른 세대(another generation)가 일어난 결과입니다. 그러나 디모데후서 2장 2절 말씀을 근거로 볼 때 내가 배우고 전달받은 복음과 그 교훈을 충성되고 헌신된 사람들에게 전수하는 것은 사역의 계승과 일관성 그리고 지속성을 다 포함한다는 의미입니다. 한국교회가 홍역을 치르고 있는 이 문제가 선교지에서만큼은 재발되지 않도록 충성되고 헌신된 일군을 지금부터 잘 훈련시켜 복음을 계승할 수 있는 일꾼을 키우시길 부탁드립니다.
주제넘은 제언일 수 있지만 제가 충성된 마음으로 상기의 제안을 드린 것은 많은 현장의 소리들을 지도자의 입장, 현장 사역자의 입장, 그리고 후원자들과 선교 전문가들의 입장을 종합해서 축약한 내용으로 볼 수 있습니다. 여러분의 현장사역에 조금이나마 참고가 되시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wec
글 정재철 (아시안미션 대표)
1 이마고 데이; 하나님을 닮은 인간의 모습, 하나님의 형상 (편집자 주)
2 미시오 데이; 하나님의 사명 또는 하나님의 보내심 (편집자 주)
3 Un – Learn : (배운것을 고의적으로) 잊다 (편집자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