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산 이주자 사역부

by wecrun

2002년 캐나다 선교훈련(MTC&CO)을 마치고 T국으로 파송되어 해외로 나간 이후 16년 만에 처음으로 안식년을 맞이했다. 작은 아이의 대학 입학을 도와주고 나름대로 안식년을 위해 알찬 계획을 세우며 준비했다. 하지만 그것이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아는 데는 불과 몇 개월이 채 걸리지 않았다. 게다가 미국 Fuller 유학을 위해 받았던 학생비자까지도 사라지던 그날, 갑자기 멍해졌다. “왜 이렇게 되었지? 이젠 무엇을 해야하지?”

그 무렵 파송교회에서는 한국 내 이주자 선교사역에 대한 제의를 했다. 15년 가까이 사역했던 Field를 떠나 한국 땅에서 무언가 새로운 일을 해야하는 것이 막막했다. 그것도 Zero Base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것은 우리 부부에게 적지 않은 부담이었다. 파송교회의 요청이 있었지만 결단을 망설이고 있는 우리에게 주님은 “요단에 이르면 그 물속으로 발을 들여 놓으라!”는 마음을 갖게 하셨다.

일찍이 마틴 루터는 하나님을 따르는 삶에 대한 그의 고백을 다음과 같이 말한 바 있다.
“(하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너 자신의 이해를 넘어서는 깊은 물속으로 뛰어들라! 그러면 네가 이해할 수 있도록 내가 도와줄 것이다.”라고…

2019년 8월 31일 ‘Welcome International Community(WIC, 웰컴국제교회)’라는 이름을 걸고 한국 내 이주자사역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매주 길거리 전도활동을 나가고, 주말마다 작은 모임들을 갖고 하는 사이에 조금씩 모임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그 해가 다 가기 전에 우리는 ‘코로나19’라는 새로운 장애를 만나게 되었다. WIC의 모든 스텝들은 기도하면서 코로나의 위기를 정면 돌파하기로 결정했다. 정부의 방역 지침을 최대한 잘 지키면서도 선교사역을 지속적으로 하는 방향으로 나아갔다.

WEC국제선교회 대구지부 지부장 부부의 헌신과 한국본부의 CO Team, We_Member Team의 동역은 이주자 선교사역의 돌파구를 마련하는데 좋은 역할을 해주었다. 감사하게도 선교사역을 시작한지 1년 반 만에 2명의 외국인 성도들이 세례를 받았다. 1년을 넘게 매주 하나님의 말씀을 함께 읽고 기도하는 가운데 스스로 결단을 내린 것이다. 하나님의 말씀 자체에 사람을 변화시키는 능력이 있음을 고백하게 된다.

작년 기준으로 단순 방문자들을 제외하고 WIC의 여러 활동들(한국어반, TOPIK반, 악기반 등)에 정식으로 등록하여 함께한 외국인들은 20개 국적이 넘는다. 서남아시아, 동남아시아, 중앙아시아, 중동, 인도&네팔, 아프리카 전역, 남미, 유럽 등지에서 온 유학생, 근로자, 다문화 가정의 외국인들과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만남을 이어가고 있다.

국적이 다른 만큼 종교들도 모두 다양하다. 힌두교, 이슬람교, 아프리카 정령신앙, 불교, 천주교 등. 한번은 이런 일도 있었다. 늘 배고픈 유학생들을 데리고 밥이라도 한끼 사주려 식당에 들어갔다. 힌두교는 소고기를 먹지 않고, 이슬람교는 돼지고기나 할랄 방식으로 준비되지 않은 고기류는 먹지 않는다. 결국엔 생선구이로 밥을 같이 먹으며 웃으며 말했다.
“나는 예수님을 믿는 덕분에 모든 것을 다 먹을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가!”라고…

외국인 근로자와 가족의 암 수술, 그 외 수술이 필요한 여러 큰 질병들, 심지어 아이를 낳는 일까지… 이주자 선교사역을 위해 감당해야 하는 분야들이 참 다양하다. 이주자 사역이 한국에서 선교사역을 하는 것이라 쉽게 여긴다면 정말 큰 오산이다. 예를 들어, 해외 선교지로 나가는 선교사는 그 선교지의 문화와 종교 한 가지만 관계하면 되지만, 이주자 사역은 그것과는 비교도 안될 만큼 다양한 나라와 문화, 가치관, 종교들을 상대해야 하기 때문이다.

‘전도의 문’이 열렸다. 이주자 선교사역에 대한 분명한 부르심(Calling)이 있는 동역자들이 절실하다. 이 일들을 감당하기에 우리는 늘 부족하지만, 선교는 하나님이 하신다. 언제나 그랬듯이… 

날마다 우리 짐을 지시는 주 곧 우리의 구원이신 하나님을 찬송할지로다 (시편 68:19 말씀)

글 김현우, 김은희

You may also lik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