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rnerstone

by wecrun

MTC(Missionary Training College)는 WEC국제선교회의 선교사 전문훈련대학입니다. 1913년부터 지금까지 100여 년 이상의 역사를 지켜온 WEC의 정신과 풍부한 선교 경험들을 통해, 타문화권에서 세계선교와 다국적 팀사역을 효과적으로 감당할 수 있는 전인적인 선교사를 길러내는데 초점을 맞춘 공동체입니다. Cornerstone(코너스톤)은 WEC의 MTC 중 하나로 네덜란드에 위치해 있으며, 전 세계에서 온 다양한 국적의 학생들과 교직원들이 함께 생활하고 있습니다. 이곳의 모든 수업은 영어로 진행되며, 학생들은 학업을 통해 견고한 성경적, 신학적 기초를 다지고, 일상을 통해 다양한 문화적 관점을 배우고, 지역사회와 교회에 봉사할 기회가 있으며 해외 단기 사역에도 참여할 수 있습니다.

유럽의 만만치 않은 코로나 상황 때문에, 네덜란드에 올 수 있을까 매일 검색해보던 시간이 엊그제 같은데, 이곳에 온 지 벌써 1년이 다 되어갑니다. 네덜란드 MTC에서의 삶이 이제 ‘일상’이 되었다는 것이 새삼 신기하기만 합니다. 낯선 유럽 생활에서 한국인 학생으로서 누릴 수 있는 특권인 ‘낮아지는 연습’을 하며 사는 것이 쉽지만은 않지만, 일상 속에서 하나님을 만나며 그 말씀과 은혜로 인하여 힘을 얻고 주어진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코너스톤은 네덜란드의 작은 시골 마을에 위치해 있습니다. 네덜란드의 지형적 특성을 잘 보여주듯 마을을 둘러싸고 드넓은 평원이 펼쳐져 있습니다. 학교와 이웃하여 예쁜 집들이 모여 있으며, 이집들은 하나같이 잘 정돈되고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정원을 가지고 있습니다. 마을의 길들은 학생들의 좋은 산책로가 됩니다. 네덜란드의 넓은 들판과 농촌의 가옥들이 만들어내는 목가적인 풍경을 따라 걷다 보면 마음이 평안해지고 힐링이 되는 듯합니다. 이 아름다운 자연은 이곳에서 하나님께서 주시는 특별한 선물 중 하나입니다. 처음 이곳에 와서 여러 가지 생각으로 마음이 복잡할 때면 늘 산책을 나갔습니다. 마을 길을 조금 벗어난 곳에 있는 아름다운 호수를 바라보거나, 초원에서 풀을 뜯는 동물들을 구경하다 보면 어느새 복잡한 생각들이 사라집니다. 가끔은 방향을 잃고 헤매기도 하지만 뜻밖의 장소와 시간에 찾아오시는 하나님을 만나기도 합니다. 

한번은 걷다가 잠시 쉬어가려고 벤치에 앉았는데, 예상치 못하게 하나님의 임재를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자연 속에서의 그 개인적인 시간을 통해 하나님께서는 나를 돌보시며 늘 함께하신다는 것을 알게 해주셨습니다. 이곳의 삶에 점차 익숙해지면서 산책하는 빈도가 줄었지만, 그만큼 마음이 편안해졌다는 것이기도 하여 오히려 감사합니다.

처음 학교에 도착해서 적응하는 과정은 그리 쉽지 않았습니다. 낯선 환경 때문이기도 했지만 주변이 차단되어 있는 것 같아서 힘들어도 도움을 요청하기 어려웠습니다. 짧은 비전트립을 통해서 타 문화를 경험한 것을 제외하면 이렇게 외국에 거주하는 것은 처음입니다. 특히 유럽에 온 것은 처음이라 낯설고 사람들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잘 모르겠고, 영어로 소통해야 하니 모든 것이 힘들었습니다. 학교 수업이 끝나면 바로 낮잠을 자야 할 정도로 금방 지쳤습니다. 그런데 어느덧 이곳의 삶에 적응하고 친구들과 함께 소통하며 일상을 살아가고 있으니 스스로 뿌듯하게 느껴집니다. 이렇게 할 수 있었던 것은 여러 사람들의 도움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늘 이해해 주고 배려해 주었던 친구들에게 너무 고마운 마음이 있습니다. 영어로 소통하는 것을 어려워하는 나를 위해 천천히 말해주고, 의견을 묻고 기다려 주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고 없이 뇌 정지가 올 때면 친구들은 항상 친절하게 도와주었습니다. 이런 좋은 공동체 안에서 배우고 발전해 나가는 이 시간이 저에게 너무도 소중합니다.

학업 외에도 학생회에서 주최하는 다양한 행사와 활동들에 참여하는 것을 통해서 타 문화를 경험하며 배우고 있습니다. 일주일에 한 번 축구를 하는 시간은 제가 가장 좋아하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각 나라에서 온 친구들과 어울려 축구를 한다는 것 자체로도 재미있는 경험이지만, 독일에서 온 친구의 상당히 뛰어난 축구 실력은 참 인상 깊었습니다. 또한 휴식시간에 친구들과 함께하는 보드게임을 통해서도 다른 듯 같은 문화를 공유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기도 합니다. 지금은 판데믹으로 인해 이러한 일상을 마음껏 누리지 못하고 있지만, 선배들에게서 전해 듣는 코로나 이전의 레알(Real) 코너스톤의 생활로 돌아갈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곳의 일상에서 하나님을 찾고 또 발견하는 기적 같은 귀한 시간을 앞으로도 계속 이어갈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wec
글 강지운

코너스톤의 다양한 일상을 https://www.cornerstonecollege.eu/를 통해서 더 자세히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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