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미국과 세계는 항상 우리에게 끔찍한 일을 합니까?” 이라크 북부의 쿠르드 도시에서 만난 쿠르드족 택시 운전사는 택시 안에서 나에게 물었다. 이곳은 비록 최근 시리아 북동부 쿠르드 지역에 대한 군사 침략으로 사상자들이 발생한 전쟁과 거리가 먼 곳에 있는 지역이기는 하나, 쿠르드족의 영토 상실로 이어진 배신 때문에 이들은 다시 한번 가슴 아파하며 애통하고 있다. “쿠르드족은 산 외에는 친구가 없다”라는 쿠르드족의 속담은 쿠르드인들이 수 세기에 거쳐 부족들과 국가들의 공격과 전쟁으로부터 피난처를 찾아 자그로 산으로 도망하여 은신했던 지난날의 많은 고통을 담고 있다. 1991년 4월, 제1차 걸프전에 이어 사담 후세인이 쿠르드족을 공격했을 때, 북이라크 쿠르드족 인구의 4분의 3이 이란과 터키의 춥고 험한 산악지대로 도망쳤다. 1991년 6월 비행 금지구역과 유엔이 관리하는 안전지대를 세운 후에야 쿠르드족은 다시 고향으로 돌아오기 시작했다.
쿠르드족이 수 세기 동안 살아온 터전은 터키, 이라크, 이란, 시리아로 나누어지고, 비극적이게도 총 3,500만 명에 달하는 쿠르드족은 정치적, 언어적으로 갈라져 살아가고 있다. 이들은 자신들의 국가가 없는 세계에서 가장 큰 민족 집단으로 알려져 있고, 이들이 거주하는 어느 나라에서도 국민으로서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 1960년대 이후 쿠르드족이 거주하는 지역을 차지한 4개 국가의 정부는 쿠르드족에게 압박과 억압, 파괴, 폭력, 살인을 자행해왔고, 이로 인한 쿠르드족과 연관된 지역 분쟁과 반란이 각각의 지역에서 끊임없이 일어났다. 자연을 사랑하고 평화를 사랑하는 쿠르드인들은 지난 50년의 긴 세월 동안 갈등 속에서 학대당하고 방치되어 왔다. 그들은 모진 공격에 지쳤고, 모두에게 외면당한 외로움과 절망적인 현실에 상처를 입은 채로 살아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쿠르드족의 정체성을 가지고, ‘언젠가 더 이상 충돌하지 않는 쿠르드족에게 진실되고 안전한 나라가 있을 것이다!’라는 희망을 놓지 않고 있다.
“우리를 도우러 온 것은 기독교인들이었습니다.” 많은 쿠르드인들은 1991년부터 시작된 기독교 단체들의 친절과 선의의 구호활동에 진심으로 감동했고, 이라크 쿠르디스탄에 오늘날의 쿠르드 교회가 생긴 것도 이 시기부터라고 할 수 있다. 2003년 사담 후세인을 제거하기 위한 제2차 걸프전 당시 많은 기독교 단체들이 이라크의 쿠르드 지역을 재건하기 위해 들어왔고, 이때에 쿠르드족이 다시 이라크의 정치 경제체제에 포함될 수 있었다. 쿠르드족은 자신들을 기꺼이 도왔던 기독교인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가지고 있다. 미군 주도 연합군의 일부인 약 3,200명의 한국군 ‘자이툰’(Olive) 사단이 북부 이라크의 쿠르드 지역에 있는 에르빌에 주둔한 것도 2003년에서 2009년 사이였다. 그들은 지역 주민들과 매우 좋은 관계를 가지고 있었고 한국군은 61개 학교, 15개 보건소를 건설하는 것을 도왔다. 한국이 운영하는 ‘자이툰’병원에서 8만 7천 명의 현지인들을 무료 의료 서비스로 도왔다. 또 2005년~2014년 이라크에서 IS(이슬람 국가)가 공격하기 직전까지 쿠르드 지역에서 많은 한국인 투자자, 기업주, 기업이 활동했다.
2014년 8월 IS 무장세력이 이라크 북부 쿠르드족을 공격했을 때 쿠르드족 전체는 갑자기 “IS가 올바른 이슬람을 가지고 있는가? 내가 믿는 이슬람이 올바른가?”라는 커다란 도전적 질문에 직면했다. 그 질문은 예외 없이 모든 가족들 사이에서 논의되었다. 이슬람의 본질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일이 전에는 허용된 적이 없는 처음 있는 일이었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자신들이 추구하는 ‘평화애호’의 이슬람을 올바른 것으로 보는 반면, 3분의 1은 이슬람과는 더 이상 아무런 관계를 갖고 싶어 하지 않았다. 그리고 2015년,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서유럽으로 향하는 이주자들의 거대한 물결 속에 많은 쿠르드족 청년들과 쿠르드족 교회 성도들도 그곳에서 새로운 삶과 새로운 희망을 찾기 위해 떠났다. 그 결과 교회들이 출석했던 약 3분의 1의 성도들을 잃었지만, 그 자리는 즉시 새로운 준비된 자들로 채워졌다. 젊은 세대들 중 많은 사람들은 이슬람에 등을 돌리고 삶을 위한 새로운 진실을 갈망하고 있다. 지금 이곳에 예수님과 구원의 소식을 전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열려있다.
청년들과 일대일 만남을 통해 종교와 기독교, 그리고 삶에 대한 영적인 대화를 나누는 것도 쉽고, 그들 중에는 예수 그리스도가 구세주라는 복음을 반감 없이 듣는 이들도 있다. 신임 독일인 단기 사역자는 도착한지 2주 만에 오랜 시간 영적인 깊은 대화를 세 차례나 경험하고 이들의 열린 모습에 몹시 놀라워했다. 요즘은 페이스북, 소셜 미디어, 복음서 앱(App; 애플리케이션) 사용이 늘고 있어서, 앱을 통해 청년들과 연결되고 도움을 줄 수 있다. 많은 청년들은 기독교인들의 예배와 교제에 대해 궁금해하고 교회 모임에 초대받기를 기뻐한다. 시리아와 예지디 난민 사역과, 대학이나 현지 사업체에서, 또는 개인 사업을 통해서도 사역할 수 있는 기회가 많다.
한국의 외교 및 기업 대표단은 IS의 패배와 이라크 쿠르디스탄의 아주 좋은 안보와 경제 상황을 확인하고, 이라크의 쿠르드 지역에 오기를 원하는 수백 명의 기업주들과 투자자들에게 길을 터주기 위해 2019년 7월 에르빌을 방문했다. 한류 문화는 이라크 쿠르디스탄에서 열렬한 환영을 받았다. 지역 대학이나 사설 학원에서 한국어를 배우고자 하는 일반인, 사업가들에게 가르칠 기회도 열려있다. 태권도나 다양한 스포츠를 제공하는 스포츠 센터도 좋은 복음 전파의 통로가 된다. 과거에 한국인들에게 이라크가 여행금지 국가(2007년 8월 7일~2020년 1월 31일까지; 외교부 사이트 참고)로 지정되면서 NGO(비정부기구)나 이곳의 지역 교회와 함께 일할 수 없고, 사업이나 의료사업과 같은 일부 상황에서 한국 재경부로부터 예외적 여권사용허가를 받아서 올 수 있었다. 하지만 우리는 이러한 제한이 풀리고 더 많은 한국인 기독교 사역자들이 이곳에서 우리와 함께 일할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하며 기도하고 있다.
쿠르드족을 위한 기도
하나님 이 땅에 더 이상의 전쟁과 분쟁이 없게 하시고 진정한 자유를 허락하여 주소서. 수만명의 쿠르드족의 가슴속에 하나님께서 사랑의 아버지이시고, 구원을 주시는 분이심을 나타내소서. 이들이 하나님의 나라와 교회 속에서 이들을 위한 영원한 나라를 발견하게 하소서. 쿠르드인들의 전쟁의 깊은 상처를 치유하시고 성령이 주시는 새로움으로 회복시켜 주소서. 쿠르드 그리스도인들이 평화의 왕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증거하며 화해의 사도로 살게 하소서. 더 많은 사역자들을 이 땅에 보내주소서!
글 앤드류 & 마리아 (번역 이지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