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게 닫힌 중국 선교의 문, 그리고 하나님의 열심

by wecrun

중국을 생각하면 막연히 커다란 면적, 수많은 인구, 다양한 문화와 민족이 존재하여 전체를 쉽게 이해하기 힘든 나라라는 생각이 들지만, 또 그만큼 하나님께서 관심을 가지시고 사랑하시는 땅이라는 깊은 믿음이 있다. 지난 2년이 넘는 시간 동안 코로나의 발원지라는 오명을 쓰고 전 세계로부터 수 없는 비난과 비아냥을 받게 되면서 중국은 더욱더 안으로 움츠러들며 견고한 진으로 자리 잡고 있는 듯하다. 마치 무서운 것 하나 없는 사춘기 소년처럼 다른 나라들의 견제도 무시하면서 그 오만함을 한껏 드러내고 있다. 팬데믹에서 벗어나 세계가 서서히 조심스레 문을 열고 있는 지금에도, 중국은 아직도 그 국경의 문을 굳게 닫고 PCR 검사와 격리, 봉쇄라는 방법을 통해 제로 코로나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많은 선교사들이 그 땅을 다시 밟기를 원하지만 비자를 신청할 엄두도 내지 못한다. 사실 코로나가 시작되기 수년 전부터, 중국 정부는 의도적으로 선교사들을 그 땅에서 추방하기 시작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겠지만 중국이 추구하는 사상과 정치에 도움이 안 된다는 이유였으리라. 그러나 실질적으로 내비쳐지는 이유는 각양각색이었다. 선교사를 쫓아내기 위해 작게는 교통 위반을 트집 잡거나 심하게는 정치범 활동의 누명까지 씌웠으며, 그도 아니면 아무런 설명 없이 ‘네 죄를 네가 알렸다’라는 식으로 쫓아내기도 했다. 며칠씩 심문을 받기도, 또 감금 되기도 한 선교사들이 있으며, 그 외에도 많은 사람들이 여러 어려움을 겪었다. 공안이 너그러울 경우 친절하게 오랜 기간의 삶을 정리할 넉넉한 시간을 주기도 했지만, 어떤 경우에는 일주일 또는 이틀 등 짧은 시간 안에 모든 것을 정리하고 수년 혹은 길게는 수십 년 동안 살아온 삶의 터전을 떠나야만 했다.

또한 팬데믹으로 인해 적지 않은 수의 선교사들이 중국에서 나왔고, 그 후 그 땅을 다시 밟지 못하고 기다리는 이들이 상당히 많다. 잠시 떠난다고 생각하고 나왔는데 너무나 긴 시간을 기다리거나 다른 부르심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팬데믹 아래에서 많은 이들이 ‘하나님께서는 지금 무엇을 하고 계신가?’, 심지어 ‘하나님이 계신가?’라는 질문을 쏟아 내었다. 필자도 선교의 관점으로 중국이란 나라의 상황을 보면서 좌절하기도 하고, ‘하나님은 과연 이 상황을 어떻게 보고 계시며, 무엇을 하고 계신가?’라는 질문을 던져 본다. 그리고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역사를 통해 찾아본다. 사도행전 8장에 보면, 스데반이 죽임을 당하고 예루살렘 교회에 큰 핍박이 있었을 때, 많은 이들이 유대와 사마리아의 모든 땅으로 흩어졌다(1절)고 기록하고 있다. 그런데 그때의 흩어짐으로 교회가 무너지고 없어진 것이 아니라, 바로 그 흩어진 사람들이 두루 다니며 복음을 선포했다(4절). 당시의 상황은 어두웠고 절망적이었지만 하나님께서는 그 일을 계기로 복음이 두루 전파되도록 하셨고, 지상명령이 더 효과적으로 이루어지게 되었다.

또 하나의 예로, 1949년 중국이 공산화가 되었을 때 거의 모든 선교사들이 중국에서 추방되었다. 그 후 문화혁명이 일어났고 그 당시 모두가 이젠 교회가 살아남기 힘들 거라고 예상했었다. 그러나 정권이 바뀌고 다시금 세상에 중국이 공개되었을 때, 많은 이들이 하나님께서 중국에 행하신 일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통계만 봐도 그렇다. 1949년 이전 신자 수가 가톨릭 300만, 개신교 80만이었는데, 1990년대 초에는 그보다 10배 혹은 20배 이상의 신자들이 가정교회를 중심으로 성장해 있다는 소식을 들을 수 있었다. 그 후 선교사들이 다시 중국 땅을 밟았고, 그동안 복음이 선포되지 못했던 수많은 민족과 지역으로 복음이 흘러 들어갔다.

현재 중국의 상황 때문에 복음의 진전이 없을 것이라는 염려가 있다. 하지만 얼마 전 컨퍼런스를 통해 중국에서도 가장 닫혀 있는 한 지역의 멤버들에게서 놀라운 이야기를 들었다. 선교사들의 부재 가운데서도 그 땅에 새로운 소그룹들이 생겨나, 오히려 새 리더를 위한 훈련이 필요한 상황이라는 것이었다. 하나님께서 과거에 그렇게 하셨던 것처럼, 성령의 바람이 중국 곳곳에 불어와 부흥케 하시기를 기대하고 기도해 본다.

이러한 상황은 세계 선교에도 미치는 영향이 크다. 중국에서 강제로, 비자발적으로 나올 수밖에 없었던 선교사들을 볼 때 마음이 아프다.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거기서 멈추지 않으시고 그 많은 선교사들을 다시 그들이 필요한 곳에 재배치하셨고, 곳곳에서 복음이 선포되고 있다. 중국에서의 경험이 다른 수많은 선교지에서 빛을 발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또한 역사를 통해 알 수 있는 것처럼 하나님께서 하나님의 시간에 중국의 빗장을 다시 여시고 그동안 준비된 자들을 다시 보내실 것을 기대한다. 새롭게 부르심을 받은 이들이 다시 중국으로 들어가 그 땅에 필요한 부분을 채우고, 무너진 곳을 세우며 보수하리라 믿고 기도한다. 다시 한번 선교는 Missio Dei(하나님의 선교)임을 상기하면서, 아직도 중국을 사랑하시며 그 땅의 수많은 미전도 종족에게 다가가기를 원하시는 하나님의 열심을 기대해 본다. 


글 강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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