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리랑카 사람들은 불교 70%, 힌두교 12%, 이슬람교 9.7%, 기독교 7.4%, 기타 및 무교 0.9% 순으로 종교를 가지고 있다. 비록 기독교가 인구의 7~8%라 하지만 대부분 힌두교가 혼합된 가톨릭이 차지하고 있으며, 개신교는 1.2%에 불과하다. 식민지 지배로 형성된 기독교는 다른 종교와 마찬가지로 조상이 믿어온 종교를 계승하는 명목상 기독교인으로 사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사회를 바꾸고 변화할 수 있는 생명력을 가진 역동적인 그리스도인들로 살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더하여 극단주의 불교도들이 민족주의를 형성하고 기독교를 핍박하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2019년 4월 21일 부활절에는 콜롬보를 비롯한 8곳의 교회와 외국인이 머무는 호텔을 겨냥한 이슬람 극단 조직의 연쇄 테러가 일어나 300여 명 이상의 사망자와 500여 명 이상의 부상자가 발생하는 사건을 비롯하여 극단주의 이슬람의 활동도 일어나고 있다.
로잔 국제 복음화 운동(Lausanne Global Analysis 2014)에서 카멜 위라쿤 (스리랑카에서 태어나 호주에서 성장하였고, 선교학 박사과정 중)은 스리랑카 기독교에 대하여 깊이 있는 통찰력으로 분석을 하였는데, 그의 말을 정리해보면 오늘날 스리랑카의 기독교는 왕성한 동시에 연약하며, 핍박받고 있다. 긴 내전의 사회적 결과들로 기독교인의 삶은 어려운 상태이며 불교 민족주의는 복음전도를 식민주의, 회심을 반역이라 이름붙이고 있다. 교파에 속하지 않은 신생 교회들은 부실 운영과 개인숭배, 거짓 가르침 등에 연약하다. 기존 교파에 속한 교회들은 신학적 자유주의와 현실 안주의 구습으로 힘겨워하고 있으나 위탁된 리더십과 초교파적인 협력이 미래를 향한 길을 구축하고 있다고 한다.
인도에서 진짜 인도인이 되는 것은 힌두교인이 되는 것과 같이 스리랑카에서는 싱할라족으로 불교를 믿는 자가 진정한 스리랑카인이라고 말하고 있다. 불교를 기반으로 하는 싱할라 민족주의는 스리랑카를 다르마 라제(Dharma Rajya), 정의의 불교 국가로 만들기 위해 전투적인 활동을 보여주고 있다. 싱할라 불교 신화에 따르면 부처가 그 섬을 방문하여 성스럽게 하고 부처의 상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모든 불교도들은 이 우상을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으며, 불교 승려들은 그들의 예배와 생활 방식을 만들어 전국적으로 지령 내리고, 그 외의 종교들은 소외시키기 위해서 정치에 적극 가담해오고 있다.
전도와 개종은 민족 정체성을 저버리는 행위로 여기고, 자유와 민주적인 방식의 저항 역시 서구 기독교의 전략으로 이해하고 있다. 이러한 민족적 정서는 복음 전파에 도전하는 강한 영적 도전이 아닐 수 없다. 스리랑카의 불교는 민족주의와 함께 성장하였으며 또한 불교 이외 민간신앙이 이들의 일상과 밀접한 관련을 두고 있다. 전 스리랑카 선교사였던 김만태 (미국 LA 베데스다대학교 선교학교) 교수는 복음의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서는 이들의 뿌리 깊은 세계관과 생활방식을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이들은 불교신앙의 내세관을 가지고 있으면서 삶의 성공과 건강, 축복을 위해서는 초자연적인 힘(민간신앙)을 의지하고 있다. 현재 삶의 풍요와 부를 추구하는 힌두교 신앙의 모습도 보이고 있다. 논리적이고 과학적인 사고보다는 초자연적 능력에 대한 믿음이 크다고 하겠다.
서구 열강에 대한 침략으로 인해 기독교를 외세의 종교, 강압의 종교로 인식하고 있기에 논리적인 접근 방법보다는 복음 안에 있는 성령의 능력을 의지하여 진리를 전달할 수 있는 접촉점을 찾아야 할 것이다. 삶의 필요를 채우고자 갈망하는 신앙을 넘어서 우리의 죄의 문제를 해결하고 구원과 영생에 이르게 하는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나누고, 그 능력을 삶 속에서 체험하도록 이끄는 이 길에 우리를 가로막는 강한 영적 도전을 마주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을 이기신 예수의 이름으로 승리를 외치며 힘찬 믿음의 발걸음으로 전진하고자 한다.
글 고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