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움이
잠재력이 되기를 소망하며

by wecrun

 올여름 필자 부부는 아들에게 작년에 철수한 선교지를 방문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아들은 자신이 살았던 선교지를 항상 그리워했다. 태어나서 가장 오래 살았던 곳, 10년을 고향으로 삼고 살았던 곳을 자신의 뜻과 상관없이 떠나야 하는 것이 아들에게는 힘겨운 일이었다. 고국이지만, 낯설고 생소한 한국에 적응하는 과정도 쉽지는 않았다. 그래서 그곳을 다시 방문하며, 그리움을 해소하고 마음을 정리하는 과정이 필요할 것 같았다. 아들은 그곳에 도착해 이렇게 전했다. “엄마, 이곳에 오니 집에 돌아온 것 같아요” 며칠이 지나서는 이런 메시지를 전했다. “이제 이곳을 떠날 때 미련은 없을 것 같습니다.”

선교사 자녀들은 이동을 많이 한다. 그것도 동네를 옮기는 것이 아니라, 국가를 건너거나, 대륙을 건너는 큰 이동이 대부분이다. 선교사 자녀들을 만나 이야기할 때, 이들에게 가장 어려운 것 중 하나가 ‘잦은 이동’이라고 말한다. 잦은 이동은 잦은 이별을 의미하고, 그것은 정서적으로 힘겨운 일이다. 그래서 마음의 아픔과 어려움을 겪게 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처럼 선교사 자녀들은 한국에 사는 아이들이 겪지 않는 여러 가지 어려움을 감수해야 한다. 하지만, 이들에게 어려움이 되었던 것이 오히려 긍정적인 영향이 되기도 한다.

세계에서 노벨상을 가장 많이 받은 민족은 유대인들이다. 한 연구결과는 이들이 이렇게 노벨상을 많이 받는 탁월한 민족이 된 이유를 이렇게 말한다. ‘유대민족이 고난을 많이 겪으며 세계 곳곳으로 흩어져 살게 되었고, 그로 인해 다양한 지역에서 다양한 문화와 경험을 가질 수 있었다. 이렇게 다양함을 경험한 것이 이들을 우수하고 탁월한 민족으로 만들어 주었고 노벨상을 다수가 탈만한 잠재력을 키워주었다.’

이러한 관점으로 선교사 자녀들의 삶을 본다면, 어릴 적부터 다양한 지역을 다니며 다양한 문화와 삶을 경험한 선교사 자녀들도 탁월함과 창의성, 그리고 국제적인 감각의 잠재력이 있다고 할 수 있겠다. 선교사 자녀로서 겪는 어려움은 힘든 일인 것은 사실이지만, 반면에 탁월한 자질을 만들어주는 귀한 자산이기도 하다. 같은 경험이 소중한 자산이 될수도 있고, 그저 어렵고 힘들었던 상처와 아픔으로 남을 수도 있다. 이를 결정하는 데 있어 자신들의 선택이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이들이 최선의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은 부모와 공동체의 책임이기도 하다. 이들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통과하는 과정에 함께 해 주며, 지속적인 도움과 지지를 해 주어야 한다. 비가 온 후에 만들어지는 견고한 땅처럼 선교사 자녀들이 어려움을 통과하고 신앙인으로, 한국인으로, 국제인으로 잘 성장하도록 부모와 공동체가 함께 이들을 돌보기를 소망한다. we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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