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기다리시는 하나님

by wecrun

 2024년 5월, 대학교를 졸업하면서 저에게는 작은 희망이 있었습니다. 미국에서 학업을 마친 후 그곳에서 취업하게 될 것이라 생각했고,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 하나님께서 제게 주셨던 비전이 구체적인 진로의 모습으로 이루어질 것이라는 기대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를 기다리고 있던 것은 좌절이었습니다. 어떤 인턴십 자리에서도 저를 받아주지 않았고, 병원에서는 과도한 체중과 호르몬 이상, 간의 상태 등의 문제로 수술을 권유받았습니다. 수술과 회복으로 약 1년간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제가 꿈꾸던 미국에서의 진로도 멈추게 되었습니다.

 그 순간, 인정하고 싶지 않아 애써 누르고 있던 하나님을 향한 원망이 한꺼번에 터져 나왔습니다. 어린 시절 선교지에서 한국으로 들어와 겪었던 많은 어려움과 끝내 적응하지 못한 채 받아야 했던 괴롭힘의 상처, 그리고 하나님의 비전이라 믿고 따랐음에도 제 생각과 기대대로 이어지지 않았던 학업과 진로까지. 그동안 제 안에서 외면하고 있던 모든 마음이 결국 저를 하나님에게서 멀어지게 했습니다.

 결국 저는 제 살길을 스스로 찾으려 했습니다. 다양한 진로를 고민하며 어떻게든 먹고 살 방법을 찾았고, 모든 것을 내려놓은 채 마음 가는 대로 이것저것 해보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세상과 하나님 사이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나름 하나님께 반항하겠다는 마음으로 살아갔습니다.

 그러나 1년이 지나 몸이 회복되고 한국으로 돌아와 다시 예배 자리에 섰을 때, 저는 같은 자리에서 저를 기다리고 계셨던 하나님을 만났습니다. 하나님이 원망스러워 제 마음대로 살고자 했던 모든 시간 동안, 그저 묵묵히 기다려주신 하나님 앞에 섰을 때 회개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울며 회개하는 저를 안으시며, “내가 너를 위해 이 예배를 준비하며 기다렸단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 이후 하나님께서는 제 안에 있던 꿈을 다시 회복시키기 시작하셨습니다. 무엇보다 먼저 선교의 자리로 부르셨습니다. 부르심에 순종하여 일본 오이타 지역으로 두 차례 아웃리치를 다녀왔습니다. 그 시간을 통해 사역은 내가 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이루시는 것임을 배웠습니다. 그리고 지난 5월, 진로와 비전을 놓고 기도하던 중 묵상과 말씀을 통해 하나님께서는 고등학생 때 처음 저에게 주셨던 복음 사역의 비전을 다시 확증해 주셨습니다. 이제는 제 욕심이나 뜻을 내려놓고 하나님을 따르려 합니다. 비전이나 꿈보다 하나님을 바라보는 것이 중요한 것임을 깨달았습니다. 이제는 하나님의 시선을 이해하는 삶을 살아가기를 소망합니다. wec

                                                                                                                                                                      글 박주현 (박경남, 조경아 자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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