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우리 팀이 섬기던 섬마을 S에 한국 단기 의료팀이 방문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출국을 불과 며칠 앞두고, 현지 사정상 계획이 갑작스럽게 취소되었다. 막막함 가운데 기도하던 우리를 하나님께서는 현지 동역자를 통해 전혀 예상치 못한 길로 인도하셨다. 과거 독실한 불교 승려였으나, 하나님의 은혜로 예수님을 극적으로 만난 그를 통하여 여승학교에서 의료 봉사를 하게 된 것이다.
3일간의 의료 사역을 통해 여승학교 측은 우리들의 사랑과 진심어린 섬김에 깊이 감동했고, 우리 팀이 언제든 여승들과 마음을 나눌 수 있도록 문을 활짝 열어주었다. 그때부터 우리 여성 팀원들은 정기적으로 방문하여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영어와 한국어 수업을 통해 자연스럽게 복음의 씨앗을 심어 왔다.
특별히 감사한 것은 이제 영어로 직접 성경 이야기를 나누며 더 깊이 하나님을 전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불상이 가득한 이곳에서 예수님의 이름을 직접 말하기 어려운데, 매달 열리는 생일 파티를 통해 아이들을 축복하며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함께 찬양하며 다채로운 활동을 통해 유일하신 구원의 주, 예수 그리스도를 전할 수 있음에 감사드린다. 우리 팀의 섬김은 마치 교회의 어린이 주일학교와도 같다. 그리고 종종 이런 생각이 든다. ‘불상이 가득한 이 땅에서 아버지께서 애타게 찾으시는 영혼들이 말씀을 듣고 율동으로 찬양하는 이곳, 바로 교회가 아닐까?’
처음 이 땅을 밟았던 8년 전, 올려드린 기도가 있었다. ‘온 땅을 덮고 있는 불교 사원들이 하나님을 예배하는 교회로 바뀌기를 간절히 원합니다.’ 하나님께서는 꿈만 같았던 기도를 잊지 않으시고, 수많은 사원 중 한 곳에서 작은 변화의 역사를 시작하게 하셨다.
우리 팀은 수년간 4월 방학에 맞춰 영어 캠프를 진행해 왔는데 올해는 유독 힘든 시간이었다. 불교력의 새해를 맞이해 마을 전역에서 웅장하게 울려 퍼지는 불경 소리와 전기가 없어 선풍기와 에어컨은 꿈도 못 꾸는 낡은 목조 건물 속 푹푹 찌는 더위와 싸우며 말씀을 전하기 위해 온 정성과 힘, 땀을 다 쏟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준비한 활동과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것 같았다. 깊은 좌절과 실망감을 감당하기 어려웠다.
몇 주 후, 주일 아침 하나님의 다정한 음성이 들렸다. “네가 그곳에 있어 주어 고맙다.” 찬양이 가득한 예배당 안에서 아버지의 음성을 듣는 순간 뜨거운 눈물이 흘렀다. 그리고 전에 없을 능력과 기쁨이 마음 가운데 흘러넘쳤다. 나 같은 죄인을 사용해 주시는 것만도 감사한데, 그런 나에게 고맙다고 말씀하시는 하나님의 음성은 그 누구도 빼앗을 수 없는 힘의 원천이자 환희 그 자체였다.
안타깝게도 어린 여성들 대부분은 가난과 가정의 어려움, 혹은 부모의 종교적 신념 때문에 여승학교로 보내진다. 지난 6월에는 아주 어릴 때 여승학교로 보내져 20살이 될 때까지 여승을 단 하나의 꿈으로 여기며 불교 대학까지 졸업한 자스민을 만났다. 그녀는 달라져 있었다. 왜 자연인으로 돌아오게 됐는지 물었다. “그 곳에서의 삶이 행복하지 않았어요.” 그녀의 대답은 간단하고 단호했다. 자스민은 현재 우리 언어학원 장학생으로 영어를 배우며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할렐루야!
하나님께서는 필요한 순간마다 놀라운 공급도 허락하셨다. 네덜란드 83세 할머니께서 자신의 생일 파티 비용 전액을 이 사역을 위해 헌금하셨고, 그녀의 친구들도 함께 동참했다. 덕분에 동물원 나들이도 하고, 새 책상도 선물할 수 있었다.
2027년은 여승학교 사역이 10주년을 맞는 뜻깊은 해이다. 여승학교 모든 식구들과 함께 감사 예배 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온 마음으로 기도하며 준비하고 있다. 우리 팀에게 이런 행복하고 의미있는 사역을 허락하신 하나님 아버지께 모든 영광을 올려드린다.
예수께서 대답하여 이르시되 건강한 자에게는 의사가 쓸 데 없고 병든 자에게라야 쓸 데 있나니
내가 의인을 부르러 온 것이 아니요 죄인을 불러 회개시키러 왔노라. (눅 5:31-32) wec
글 엘리

